트라우마치유센터 개소식이 열린 지난달 30일, 서울 종로구 계동 ‘사람·마음’에서 스태프 홍혜선(왼쪽부터)·최현정·이수현씨가 밝게 웃고 있다. 사진 박현정 기자
심리학자·의료진·인권활동가 협력 ‘사람·마음’ 열어
지난달 30일 오후, 옛날 동네의 풍경을 고스란히 간직한 서울 종로구 계동 79-6번지, 갤러리 카페 ‘사계’가 자리잡은 건물 2층에 트라우마(충격적인 경험 등 심리적 후유증을 유발하는 사건)치유센터 ‘사람·마음’이 둥지를 틀었다.
‘사람·마음’은 우리 사회에서 폭력·차별·편견 등 인권 침해 트라우마를 겪은 당사자·가족·공동체를 위해 심리학자·보건의료진·인권활동가가 협력하는 치유 공간이다. 임상심리 전문가 최현정(31)·김혜인(31)·이수현(32)·임선영(33)씨와 아이들을 위한 철학 수업 등을 기획하는 활동가 홍혜선(35)씨가 센터를 꾸려나간다.
최현정씨는 사재를 털어 센터 설립에 앞장섰다. 지난 10년간 인권단체 등을 통해 국가 폭력·성매매 피해자 치유 활동을 해온 그는 “마음이 힘든 분들이 언제든지 찾아와 지원받을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최씨는 트라우마로 인한 고통은 개인 문제인 동시에 사회 문제라고 했다. 개인의 고통을 유발하는 폭력이나 차별은 사회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고통을 겪는 개인이 사회적으로 고립되면 그 후유증은 증폭된다. 그래서 최씨는 “타인과의 만남을 통해 자신의 경험을 인정받는 치유 과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마음의 고통을 겪는 보통 사람들이 치유센터를 찾는 건 쉽지 않다. 정신적인 문제를 드러내기 꺼려 하는 문화가 있는데다 비용도 만만찮기 때문이다. ‘사람·마음’은 누구나 센터 문을 두드릴 수 있게 경제적 형편에 따라 치료비에 차등을 둘 계획이다. 이를 위해 개별적인 후원을 받고 있다. 또 이달부터 비정규직이나 장기 투쟁 사업장 여성 노동자를 위해 집단 심리상담인 ‘희망실현클럽’도 운영하기로 했다. “힘없는 사람이 자기 스스로 힘을 키워 본인의 인권을 지킬 수 있도록 돕고 싶습니다.” 최씨가 말한 ‘사람·마음’의 목표다.
글·사진 박현정 기자 sara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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