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검찰, 박영준 ‘아파트분양권·전세권’에 정조준

등록 2012-04-26 19:47

서울 양재동 복합유통단지 개발사업 인허가와 관련해 시행사 쪽으로부터 수억원을 받은 의혹을 받고 있는 박영준 전 국무총리실 국무차장의 서울 용산구 신계동 아파트 문에 26일 오후 ‘수험생이 있으니 이곳까지 올라오진 말아주세요’라고 적힌 종이가 붙어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서울 양재동 복합유통단지 개발사업 인허가와 관련해 시행사 쪽으로부터 수억원을 받은 의혹을 받고 있는 박영준 전 국무총리실 국무차장의 서울 용산구 신계동 아파트 문에 26일 오후 ‘수험생이 있으니 이곳까지 올라오진 말아주세요’라고 적힌 종이가 붙어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박영준 수사’ 본격화
파이시티대표 돈 건넸다는 시점과 유사 판단
“수상한 자금 흐름 있는지 모두 살펴볼 예정”
서울시서 자료 받아…‘영향력 행사’도 검토
검찰의 ㈜파이시티 인허가 로비 수사가 최시중(75) 전 방송통신위원장에서 박영준(52) 전 국무총리실 국무차장으로 급선회하고 있다. 최 전 위원장의 혐의 입증은 깔끔하게 ‘완료’됐다고 보고, 의혹의 다른 축인 박 전 차장의 금품수수 의혹에 ‘화력’을 쏟아붓겠다는 것이다. 대검 관계자는 26일 “박 전 차장에 대한 부분은 오늘부터 본격 수사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검찰은 박 전 차장에게 건넨 돈이 ‘㈜파이시티 ㅇ대표→브로커 이아무개(60·구속)씨→박 전 차장’으로 흘러간 만큼, 이씨한테서 실제 박 전 차장에게 돈이 넘어갔는지 연결고리를 확인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박 전 차장 몫으로 ㅇ대표한테서 이씨에게 전달된 돈은 대부분 계좌를 통한 만큼, 둘 사이 거래 규모는 이미 확인을 한 상태다. 검찰은 박 전 차장 본인과 가족, 친인척 등 주변 사람들의 계좌를 전방위로 살펴보는 한편, 로비 자금이 이씨 계좌에서 입출금된 시기를 전후해 박 전 차장의 돈거래 전반을 들여다보고 있다.

검찰이 우선 주목하는 시기는 2008년 1월이다. 검찰은 ㅇ대표한테서 “2008년 1월24일 박 전 차장이 먼저 아파트 구입 비용이 필요하다며 돈을 요구해 10억원을 이씨 계좌로 보냈다”는 진술을 받아냈다. 이씨는 이 돈과 관련해 “자녀들의 전세자금이 필요해 내가 썼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전해졌지만, 검찰은 당시 박 전 차장의 부동산 거래 정황을 볼 때 ㅇ대표의 진술이 더 믿을 만하다고 보고 있다. ‘배달 사고’ 가능성을 배제할 순 없지만, 적어도 10억원 중 일부는 박 전 차장에게 흘러갔을 것이라는 게 검찰 판단이다.
※ 이미지를 클릭하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실제 박 전 차장의 재산공개 내용을 보면, 그는 2007년 5월 서울 용산구 신계동의 재개발 주택과 부지를 매입한 뒤 이곳에 세워진 ‘e편한세상’ 아파트(2011년 입주) 분양권을 따냈다. 박 전 차장이 2008년 2월 청와대 기획조정비서관이 돼 처음 재산공개를 한 같은 해 5월7일치 관보에도 이를 소유한 것으로 나와있다. 당시 분양권 가액은 7억여원, 실거래가는 12억여원으로 기재돼 있다. 박 전 차장은 재산 공개 당시 “3억원을 빌려 용산의 대지와 건물을 7억3000만원에 샀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박 전 차장은 부인 명의로 서울 서초동 삼풍아파트 전세권도 지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은 ㅇ대표가 돈을 건넨 시점과 박 전 차장에게 부동산 자금이 필요한 시점이 비슷하게 맞물린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대검 관계자는 “당시 아파트 관련 자금 전반을 확인하고 있다”며 “그 외에도 수상한 자금 흐름이 있는지 모두 살펴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박 전 차장이 ㈜파이시티 쪽에서 인허가 청탁을 받고 영향력을 행사했는지에 대한 수사도 병행하고 있다. 검찰은 이날 서울시에서 파이시티 관련 자료 일체를 넘겨받아 기록을 면밀히 검토중이다. ㅇ대표는 검찰 조사에서 “박 전 차장이 2007년 중반 서울시 정무보좌역을 그만둔 뒤 정기적으로 돈을 줬다”고 진술했다. 검찰은 파이시티 사업 용도가 변경된 2006년 5월부터 사업계획안이 심의를 통과한 2008년 10월까지 파이시티 인허가가 지연되는 동안, 박 전 차장이 ‘상납’에 대한 보답을 하기 위해 어떤 식으로든 힘을 써줬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실제 강철원 전 서울시 정무조정실장은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2007년 박 전 차장이 전화해 ‘파이시티 사업이 어떻게 되고 있는지 알아봐 달라’고 했다”며 “다만 뭘 어떻게 해달라는 압력이나 청탁으로는 느끼지 않았다”고 말했다. 오세훈 당시 서울시장이 국회의원을 지낼 때 보좌관이었던 강씨는 역시 국회의원 보좌관 출신인 박 전 차장과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대검 관계자는 “박 전 차장에 대한 여러 의혹에 대해서 사실관계 확인과 법리 검토를 진행 중”이라며 “수사상황에 따라 소환조사를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정필 기자 fermata@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대출담당의 강원도 땅 19억 얹어사줬더니…
“사골국·곱창 먹는 한국인 ‘인간 광우병’ 걸릴 위험 커
‘트루맛쇼’ 감독 이번엔 웃기고 서글픈 ‘MB 다큐’
귀한 동강할미꽃 찾아갔더니 ‘댕강’
나와 친해지고 싶어 왕따시켰다는 반장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