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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남산 할퀸 ‘독재의 흔적’ 인권배움터로

등록 2012-04-26 20:59수정 2012-04-26 21:40

(※클릭하면 이미지가 확대됩니다.)
“어두운 역사 잊지 말아야”
임수경·정연순씨 등 뭉쳐
‘안기부 터 보존’ 청원운동
봄 하늘이 유난히 맑고 청명했던 26일, 서울 남산을 찾은 시민들은 저마다 향기로운 봄 내음을 만끽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날 남산 자락에서 만난 임수경 국회의원 당선자(민주통합당 비례대표)는 봄을 즐길 여력이 없어 보였다. 그는 23년 전 기억 때문에 남산 근처에만 가도 속이 울렁거려, 강남·북을 오갈 때 남산1호터널도 이용하지 못한다고 했다.

대학 재학시절인 1989년 독일을 거쳐 방북한 임 당선자는 군사분계선을 넘어 남쪽으로 돌아왔다. 남쪽 땅을 밟자마자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체포된 그는 당시 국가안전기획부(안기부·현 국가정보원) 요원들에 이끌려 남산에 있던 안기부 ‘제5별관(5국)’ 건물 지하 2층 맨 끝 방 ‘110호’에 갇혔다. “조사관 13명이 24시간 저를 취조했어요. 백열등이 늘 켜져 있어 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 가늠할 수 없었죠. 조사관들이 드나들 때마다 다른 이들의 비명소리가 들렸습니다. (그들이 원하는 대로) 진술하지 않으면 죽을 때까지 여기를 나갈 수 없다는 조사관들의 협박은 굉장한 공포였습니다.”

남산은 박정희·전두환 독재정권 유지를 위해 민주화 인사 탄압에 앞장섰던 중앙정보부(중정·안기부의 전신)와 안기부가 1961년부터 1995년까지 자리잡았던 곳이다. 안기부 제5별관은 현재 서울시청 별관으로 사용되고 있다. 인근의 서울유스호스텔·교통방송·서울종합방재센터 등도 당시 중정·안기부 건물이었다.

남산의 아픈 역사를 또렷이 기억하고 있는 임 당선자, 정연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사무총장 등과 ‘인권재단 사람’은 이날부터 남산 안기부 터를 ‘인권·평화의 숲’으로 조성하자는 시민청원 운동을 시작했다. 이들은 교통방송 건물 맞은편 주자파출소 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한-일 강제병합 조약이 강제 조인됐던 일제 통감관저와 독재정권의 상징인 중정·안기부가 있던 역사의 현장을 보전·복원해야 한다”며 “남산을 인권과 평화, 민주주의를 배우는 곳으로 가꿔 어두운 역사를 계속 기억한다면 비극을 되풀이하는 우를 범하지 않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인권재단 사람’은 앞으로 두달간 남산 역사를 서울 시민들에게 알리는 한편, ‘인권 숲’ 조성 청원서를 모아 해당 공간을 소유하고 있는 서울시에 제출할 계획이다.

박현정 기자 sara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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