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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파이시티 ‘박영준 상납’ 잦아지자 현금대신 수표전달해 꼬리 잡힌듯

등록 2012-04-30 20:11수정 2012-04-30 21:49

브로커 이씨 ‘자금세탁’ 진술
‘압수수색(4월25일)→출석 통보(4월30일)→소환조사(5월2일).’

서울 양재동의 복합유통센터 파이시티 인허가 청탁과 함께 수억원을 받은 의혹을 사고 있는 박영준(52) 전 국무총리실 국무차장에 대한 검찰 수사가 궤도에 올라섰다. 지난 26일까지만 해도 “구체적 혐의점을 발견하지 못했다”며 짐짓 발을 뺐던 검찰이 박 전 차장 자택 등을 압수수색한 지 닷새 만에 전격적으로 출석요구서를 보낸 것이다. 이는 검찰이 이정배(55) 전 ㈜파이시티 대표한테서 돈을 받아 박 전 차장에게 전달했다는 브로커 이아무개(60)씨의 진술을 토대로 박 전 차장에게 돈이 흘러간 흔적을 일부 확보했기 때문이다.

검찰은 그동안 박 전 차장에게 돈이 전달된 증거를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이 전 대표→브로커 이씨→박 전 차장’으로 그려지는 로비자금의 흐름 가운데 이씨와 박 전 차장의 연결고리를 찾는 데에서 좀처럼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했다. 이 전 대표가 “박 전 차장 몫으로 돈을 줬다”면서도 이후 자금 전달 상황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진술을 못했던 탓이다. 이씨 역시 박 전 차장에 대해선 ‘모르쇠’로 일관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최근 이 전 대표의 진술을 근거로 이씨를 압박하자, 이씨가 ‘자금을 세탁해 박 전 차장에게 돈을 전달했다’는 취지의 내용을 털어놓으면서 관련 수사가 탄력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자금 ‘세탁’에 관여한 것으로 지목된 인물은 이아무개(59) 제이엔테크 회장이다. 이 회장은 이상득 새누리당 의원의 지역 내 측근 경제인으로, 이 의원의 보좌관 출신인 박 전 차장과도 오래 친분을 유지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차장으로선 ‘믿을 만한’ 인물인데다 평소 사업관계로 자금 거래가 많아 ‘뒤탈’이 날 염려가 적은 이 회장을 자금 세탁의 가장 적합한 통로로 여겼을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검찰은 이 전 대표가 브로커 이씨에게 건넨 자금 중 일부가 2006~2007년 이 회장의 계좌를 거쳐 현금화한 뒤 박 전 차장에게 전달된 정황을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씨가 ㈜파이시티 이 전 대표한테서 박 전 차장 몫으로 돈을 받은 뒤 자신이 발행한 수표를 이 회장을 통해 ‘이중 세탁’한 것으로 검찰은 의심하고 있다. 이씨는 검찰 조사에서 “박 전 차장 소개로 이 회장을 만나 알고 지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져, 박 전 차장을 중심으로 이런 ‘삼각 거래’가 형성됐을 것으로 짐작된다. 실제로 대검 관계자는 “박 전 차장을 중심으로 여러 연결 계좌를 살펴보는 과정에서 수상한 돈 흐름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이들이 상대적으로 노출되기 쉬운 수표 거래를 한 배경도 관심이다. 돈이 오고갔을 당시 박 전 차장은 이명박 대통령 후보 선거캠프 조직인 선진국민연대를 이끌고 있어서, 조직 운영비는 물론 개인적으로도 돈이 필요했던 때였다. 이 전 대표는 검찰 조사에서 “당시 생활비 명목으로 브로커 이씨를 통해 매달 1000만원 정도를 박 전 차장에게 전달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정기적인 상납’으로 거래가 잦아지면서 전달하기 번거로운 현금보다는 불가피하게 수표가 동원됐고, 이런 자금 거래가 결국 검찰에 꼬리를 잡힌 것으로 보인다.

김정필 기자 fermat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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