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하다, 죽고싶다” 말했으나
프로파일러 ‘진심 아니다’ 분석
광주지법 구속영장 발부
프로파일러 ‘진심 아니다’ 분석
광주지법 구속영장 발부
전남 나주 주택가에서 잠자던 초등 1학년 여학생을 납치해 성폭행한 고아무개(23)씨가 2일 취재진에게 ‘가족들에게 미안하다’고 말했으나, 범죄심리분석관은 고씨가 ‘당시 운이 없어 그랬고 피해자의 고통에 공감하지 못하고 있다’는 진단을 내놨다. 법원은 고씨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고씨는 이날 오후 영장 실질심사를 받으러 법정에 들어서기 전 취재진 앞에서 “가족들에게 미안합니다. 죽고 싶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경찰청 과학수사센터의 프로파일러(범죄심리분석관)인 권일용 경감은 이날 “고씨는 타인에 대한 배려나 자신의 행위로 인한 타인의 고통에 공감하지 못하는 유형”이라고 분석했다. 유영철·정남규·강호순·김길태 등 주요 강력 범죄 사건을 맡았던 권 경감은, 고씨가 현장검증 뒤 유치장에 입감된 지난 1일 오후 2시간30분 동안 그를 면담했다.
권 경감은 “고씨가 ‘피해자와 가족들에게 미안하다’고 표현하고 있으나, 기본적으로는 사회적 상호작용이 없어 피해자의 고통에 대해 전혀 공감하지 못하는 상태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자신 때문에 사건이 발생한 것이 아니라, 그날 따라 자신이나 피해자가 운이 없어 일어난 일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며 “이는 성범죄자들의 공통 특성으로, 항상 상대방 탓을 하고 (자신의 행동을) 합리화시키는 심리적 방어기제 투사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영장 실질심사를 벌인 광주지법 민사19단독 장찬수 당직판사는 이날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등 혐의로 고씨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재판부는 “범죄 사실이 충분히 소명됐고 사안의 중대성, 고씨의 범행 뒤 행적 등을 종합하면 도망갈 우려도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날 오후 3시부터 30분 동안 영장 실질심사를 벌인 뒤 30분 만인 오후 4시께 영장을 신속하게 발부했다.
고씨는 지난달 30일 새벽 1시30분께 전남 나주시 영강동 주택가 방안에서 잠자던 ㄱ(7·초등 1년)양을 이불째 싸서 납치한 뒤 300m가량 떨어진 영산대교 아래로 끌고가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광주/안관옥 정대하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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