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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해경 고무탄 맞고 중국선원 숨져

등록 2012-10-16 22:33수정 2012-10-17 09:29

쇠꼬챙이 단 중어선 지난달 24일 제주시 차귀도 서쪽 140㎞ 해상(우리 쪽 배타적 경제수역 내 29㎞)에서 선체에 4m 높이의 철판을 두르고 쇠꼬챙이를 단(원 안) 중국 어선이 제주해경의 검문검색에 불응한 채 달리고 있다. 해경은 유탄발사기를 이용해 중국 어선을 배타적 경제수역 밖으로 몰아냈다.  제주해양경찰서 제공
쇠꼬챙이 단 중어선 지난달 24일 제주시 차귀도 서쪽 140㎞ 해상(우리 쪽 배타적 경제수역 내 29㎞)에서 선체에 4m 높이의 철판을 두르고 쇠꼬챙이를 단(원 안) 중국 어선이 제주해경의 검문검색에 불응한 채 달리고 있다. 해경은 유탄발사기를 이용해 중국 어선을 배타적 경제수역 밖으로 몰아냈다. 제주해양경찰서 제공
불법 조업 단속때 흉기 들고 저항
진압과정서 왼쪽 가슴 맞고 쓰러져
중에 유감 통보…외교분쟁 가능성
우리나라 해역에서 불법 조업하던 중국 어선의 선원이 해경 단속 과정에서 고무탄에 맞아 숨지는 사고가 일어났다. 정부는 주한 중국대사관에 사고 경위를 통보하고 유감의 뜻을 전달했지만, 중국 정부는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16일 오후 3시10분께 우리 쪽 배타적 경제수역(EEZ)인 전남 신안군 흑산면 홍도 북서쪽 90㎞ 해상에서 불법 조업 중인 중국 어선 30여척을 목포해양경찰서 소속 3009함이 발견해 검문검색을 벌였다. 해경이 단정 2척을 동원해 단속에 나서자 중국 선원들은 어선에 쇠꼬챙이를 박고 쇠톱과 칼 등 흉기를 휘두르며 격렬하게 저항했다.

단속 당시 신변에 위협을 느낀 해경은 진압 장비를 이용한 끝에 30여분 뒤 중국 선적 100t급 쌍타망어선 노영어호 등 어선 2척과 선원들을 나포했다.

그러나 진압 과정에서 중국 선원 장아무개(44)씨가 단속반원이 발사한 비살상용 고무탄을 왼쪽 가슴에 맞았다. 장씨는 해경 3009함으로 옮겨져 응급치료를 받은 뒤 헬기로 목포 한국병원으로 긴급 이송됐지만 이날 오후 6시께 숨졌다.

이날 중국 어선들은 6개월 동안의 휴어기를 마치고 조업을 재개한 첫날이었다. 해경 쪽은 뜻하지 않은 사고에 유감을 표하면서도 “해양주권 수호를 위해 불법에는 엄정 대처하되, 검문검색에 협조하는 선원은 인도적으로 처우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재곤 목포해경 공보팀장은 “중국 선원들이 정당한 공무집행에 흉기를 들고 격렬하게 저항하는 바람에 생명에 위협을 느낀 단속반원들이 불가피하게 수발의 고무탄을 선원들 사이로 발사했다”며 “장씨를 살리기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끝내 숨져 애석하다”고 말했다.

이번 사고와 관련해 외교통상부 조태영 대변인은 “한국 주재 중국대사관에 중국 선원이 숨진 일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고, 이 사건 처리와 관련해 중국 정부와 최대한 협조하겠다고 전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중국대사관은 “본국에 충실히 보고하겠다”고 밝혔다고 조 대변인은 전했다. 조 대변인은 “이번 사건에 대한 정부의 공식 입장은 해경에서 진상을 조사한 뒤에 밝히겠다”고 말했다.

중국 어선들이 위험을 감수하고라도 불법 조업을 멈추지 않는 것은 성어기인 10~12월에 우리 쪽 배타적 경제수역에서 최대한 많은 어자원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불법 조업을 감행하다 해경에 나포된 중국 어선은 해마다 400척 안팎에 이른다. 중국 어선들은 해경의 단속 강화에 맞서 최근 선체에 4m 높이의 철판을 두르고 쇠꼬챙이로 중무장한 채 조업에 나서고 있다. 상당수 중국 어선들은 해경 단속에 흉기로 저항해 왔으며, 지난 5년간 해경 요원 38명이 부상을 입었고 2명은 목숨을 잃었다.

목포/안관옥 기자, 김규원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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