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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흉기 휘두르는 중국 어선들에 맞서
첫발은 조타실, 2~5탄은 선원 겨냥

등록 2012-10-17 20:49수정 2012-10-17 22:26

해경 발표로 본 사건의 재구성
고무탄 맞은뒤 한명 쓰러지자
저항 수그러들어 승선뒤 제압
지난 16일 오후 3시40분께 전남 신안군 흑산면 홍도 북서쪽 90㎞ 해상. 중국 단둥 선적 쌍끌이 어선의 주선인 요단어 23827호와 종선인 23828호 등 2척의 선원들이 불법어업을 단속하러 쫓아온 우리 해양경찰관들에게 격렬하게 저항하게 시작했다.

93t급 어선들에 12명씩 타고 있던 선원들은 목포해양경찰서 3009함의 고속단정 2척이 접근하자, 승선을 막으려고 선체 좌우에 4m가량의 날카로운 쇠꼬챙이를 서둘러 드리웠다. 고속단정의 단속반원들이 전속력으로 어선을 쫓으며 배에 오르려 하자, 이번에는 칼과 삽, 심지어 쇠톱·도끼·삼지창·파이프 등을 마구 휘둘렀다. 길이 110~150㎝가량의 흉기가 난무하자 단속대원들은 주춤하지 않을 수 없었다. 두 어선에 올라가 엔진을 세우고 허가증과 어획량을 따지는 등 검문검색을 하려면 목숨을 걸어야 하는 숨막히는 상황이었다. 더욱이 이들은 이날 오후 3시 우리 배타적 경제수역 안 11.2㎞ 지점에서 다른 중국 어선 30여척과 함께 불법조업을 하다 헬기에 발견된 뒤 3009함의 정선명령을 비웃기라도 하듯 30분 동안 4.4㎞를 달아난 터였다.

어선 주변을 맴돌며 진입을 여러 차례 시도하던 단속반원들은 16명 중 2명이 흉기에 맞아 머리와 어깨를 다치는 등 번번이 실패하자 ‘비상 수단’을 찾았다. 고속단정마다 1정씩 배치된 진압장구인 고무탄 발사기를 써야 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고속단정에 타고 있던 발사기 사수가 속력과 파도에 심하게 흔들리는 뱃전에 나섰다. 저항을 효과적으로 제압하기 위해 고무탄 첫발은 조타실을 겨눴고, 2~5발은 흉기를 든 중국 선원들을 향해 발사했다. 둘째~넷째 발은 선원들 사이로 비켜갔지만, 다섯째 발은 쇠톱을 휘두르던 선원 장아무개(44)씨의 가슴 부위로 날아갔다.

공방전 속에 고무탄을 맞은 장씨는 오후 3시45분쯤 어선 위에 그대로 쓰러졌다. 선원들의 저항은 이내 수그러들었고, 단속대원들은 어선을 진압한 뒤 장씨를 발견했다. 장씨는 3009함에 옮겨진 뒤 헬기에 의해 목포 한국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오후 6시께 숨졌다. 병원 쪽은 “왼쪽 가슴에 멍이 있고 다른 외상은 없다”고 밝혔다. 해경은 장씨의 사인을 가리기 위해 중국 쪽 동의를 얻어 부검을 할 예정이다.

목포해경은 “고무탄으로 선원이 숨지는 불상사가 일어나 유감스럽다”며 “하지만 숨진 장씨가 쇠톱을 휘두르며 검문검색에 저항하고, 다른 선원들이 삼지창 등 흉기로 위협하는 장면이 담긴 5분짜리 동영상을 확보하고 있다”고 밝혔다.

목포해경은 17일 중국 어선 2척과 선원 23명을 목포로 압송해 불법조업 경위와 공무집행 방해 등 혐의를 조사중이다. 해경은 배 안에서 무기류 6종과 멸치 2000㎏도 압수했다. 해경 단속대원들을 상대로도 고무탄을 발사할 당시 저항 상황과 규정 준수 여부 등을 조사하고 있다.

강성희 목포해양경찰서장은 “어선의 밑에 있는 고속단정에서 고무탄을 발사할 당시 선원들과의 거리가 10여m 정도였다”며 “8~10m의 안전거리를 확보하고 가슴 아래를 겨냥하라는 것이 사용지침”이라고 말했다.

목포/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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