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71) 대통령의 아들 이시형(34)씨가 25일 서울 내곡동 사저 의혹을 수사하는 이광범 특별검사팀 사무실에 출석했다. 현직 대통령의 아들이 특검 조사를 받게 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씨는 이날 예정 시각보다 조금 늦은 오전 10시11분께 회색 카니발 차량을 이용해 서초동 특검팀 사무실 앞에 도착한 뒤 경호원과 함께 차에서 내렸다. 말끔한 검은색 정장 차림이었다. 이씨는 ‘이상은씨에게서 6억원을 왜 현금으로 받은 거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조사 때 제가 있는 대로 설명 다 드리겠습니다”라고 대답했다. 또 ‘특검에서 진술할 내용을 아버지와 상의하고 나오셨느냐’는 질문에는 “설명 뭐, 있는 대로 다 설명 드리겠습니다”라고 말했다. ‘국민께 한 말씀 해달라’는 요청에는 “있는 사실대로 성실하게 설명드리고 나오겠습니다”라고 대답한 뒤, 곧바로 이동명 변호사와 함께 특검 사무실로 들어갔다.
특검팀은 5층 영상조사실에서 이씨를 상대로 내곡동 땅 매입 과정에서 이 대통령에게 명의를 빌려준 경위와 큰아버지 이상은(79)씨한테서 현금 다발로 6억원을 받은 과정 등을 집중 추궁할 계획이다.
이날 이시형씨가 출석한 특검 사무실 주변에는 내·외신 기자 200여명이 몰려 여론의 관심을 반영했다. 현직 대통령 자녀에 대한 경호 규정에 따라 특검 사무실 주변은 오전부터 출입이 통제되기도 했다. 황춘화 기자 sflow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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