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두산 총수일가 28명 증자금 대출·이자 대납 내역보니

등록 2005-08-10 18:51수정 2005-08-11 00:06

두산 총수일가 28명 ‘회삿돈’ 이자 대납 현황
두산 총수일가 28명 ‘회삿돈’ 이자 대납 현황
주부·학생등 13명이 무소득
자기돈 한푼없이 지배력 지켜

두산그룹 총수일가들이 계열사 회삿돈으로 증자 참여용 대출금의 이자를 낸 사실이 밝혀진 가운데 당시 대출을 받았던 총수일가 28명의 상당수가 주부, 학생, 미성년자 등 일정한 소득이 없는 사람들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두산 총수일가들이 경영권 유지와 4세들로의 세습을 위해 회삿돈을 의도적으로 빼돌렸음을 보여주는 것이어서, 총수일가들이 퇴출 위기에 몰린 두산산업개발(옛 두산건설)을 살리기 위해 희생을 한 것에 보답하기 위해 이자를 대신 내주었다는 두산의 설명은 설득력이 떨어지게 됐다.

이런 사실은 <한겨레>가 10일 입수한 두산 총수일가 28명의 대출금과 이자 대납 세부내역이 담긴 문건에서 확인됐다. 회사가 이자를 대신 내준 28명 가운데 두산 대주주 3세대는 박용성 현 두산그룹 회장과 박용만 ㈜두산 부회장이다. 또 4세대는 ‘원’자 돌림의 아들 12명과 며느리 10명, 딸 부부 4명이다. 두산 4세대 총수일가의 며느리 10명과 딸 2명은 당시 모두 주부였고, 1명은 14살 미성년자였다. 또 두산 계열사에 적을 두지 않은 순수한 학생도 2명이 포함됐다. 무직자로 볼 수 있는 사람이 13명으로 절반 가까이 차지하는 셈이다. 두산 계열사에 적을 두었던 4세들 3명도 사실상 학생 신분이었다.

14살짜리애도 13억 대출
박용오 전 회장 측근 “어린 4세들 위한 조처”

1999년 말 유상증자 당시 4세들은 10억~40억원, 며느리들은 1억~4억3천만원, 딸은 8천만~1억4천만원, 사위는 7억~12억원씩 대출받았다. 특히 박용성 회장은 2001년 12억9천만원을 대출받았고, 박용만 부회장은 99년 8500만원을 대출받았다가 이후 대출금이 3억9900만원으로 늘어났다. 두산산업개발이 이들 총수일가를 위해 부담한 이자비용은 최근까지 모두 138억원에 이른다. 회사는 2000년~2004년 사이에만 총수일가 한 사람당 최소 2400만원에서 최대 17억7500만원의 이자를 대신 내주었다. 며느리들의 이자비용은 2400만원~1억9500만원 수준이며, 미성년자는 1억5400만원, 20대 학생 2명은 6억1900만원~7억3600만원 수준이다. 특히 장손인 박정원 두산산업개발 부회장은 대출원금이 올해 5월 현재 42억9100만원으로, 2004년까지 5년 동안의 이자 대납액만 17억7500만원에 이른다.

총수일가가 이를 통해 누린 가장 큰 특혜는 자기돈 한 푼 안 들이고 두산산업개발의 지배력을 지킬 수 있었다는 점이다. 이들은 99년 증자 이전 23.6%의 지분을 유지했으며, 자본금 738억원을 2337억원으로 1600억원 가량 늘린 뒤에도 20.25%의 지분을 유지했다. 만약 총수일가가 대출을 통해 증자에 참여하지 않았더라면 지분율은 7.4%로 크게 낮아질 수밖에 없었다. 두산 총수일가들은 임직원들의 우리사주 주식을 차명관리하는 방식으로 717만주 15.2%를 확보해서 경영권 방어에 활용했지만, 당시 증자에 참여하지 않았더라면 지배력은 상당히 약화될 우려가 높았던 것이다. 박용오 전 그룹회장의 측근은 “4세대들이 경영권을 승계하기 위해선 지분율을 늘릴 돈이 있어야 하는데, 이들이 자산투자에서 많은 실패를 겪었다”며 “회사가 이자를 대신 내준 것은 주식 살 돈이 없거나 나이가 어린 총수 4세들을 위한 조처였다”고 설명했다. 정세라 기자 seraj@hani.co.kr

관련기사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