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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친구가 금고 털때…망 봐준 황당한 ‘경찰’

등록 2012-12-26 15:14수정 2012-12-26 22:43

경찰이 망보는 사이 친구는 금고털이…‘검은 우정’
여수우체국 도난 경찰가담 확인
훔친 5000만원 절반씩 나눠가져
7년 전 현금인출기 절도도 공범
마치 영화처럼 경찰은 밖에서 망을 보고, 친구는 안에서 금고를 털었다. 영화같은 일이 현실에서 일어나자 시민들은 “누굴 믿고 사느냐”며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전남 여수경찰서는 26일 여수시 월하동 ㅅ우체국 발생한 금고털이 피의자 박아무개(44·구속)씨의 10년지기인 ㅅ파출소 ㄱ(44) 경사를 절도 공범 혐의로 긴급체포했다.

경찰은 ㄱ 경사의 범행동기, 가담정도, 추가범죄 등을 조사한 뒤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경찰은 피의자 박씨가 단독 범행이라며 공범이 있다는 사실을 부인하자 ㄱ 경사가 범행 당일 현장 부근으로 접근했다가 돌아가는 폐쇄회로 화면을 제시해 시인을 받아냈다.

ㄱ 경사는 장례업·차량견인업·분식점 등으로 생계를 꾸려온 동갑내기 박씨와 10여년 전부터 친구로 지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범행 15일 전인 지난달 24일 박씨가 운영하는 분식점에서 방범이 허술한 별정 ㅅ우체국을 털기로 결의했다. ㅅ우체국은 ㄱ 경사가 근무하는 ㅅ파출소의 관할구역 안에 있어 우체국 내부와 건물 외부 사정을 쉽게 알 수 있었다.

ㄱ 경사는 범행 10일 전 지난달 29일 오후 3시 ㅅ우체국에 연말 금융기관 방범진단을 핑계로 들어가 금고가 있는 위치를 자신의 휴대폰으로 찍었다. 이어 이 사진을 박씨에게 보여주며 금고를 터는 방법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사진을 본 박씨는 범행 3일 전 우체국 건너편 화단 풀밭에 미리 준비한 휴대용 용접기와 드라이버 등 범행 도구를 숨겨 범행을 차근차근 준비했다.

금고를 터는 날은 8일 밤으로 잡았다. ㄱ 경사는 8일 오후 11시22분 건물 밖에서 망을 보고, 박씨는 우체국이 입주한 건물 뒤쪽 창으로 들어가려다 천장의 폐쇄회로 카메라를 발견하자 다시 복도 출입문으로 침입해 우체국 후문 천장과 식당 출입문 상단에 있는 폐쇄회로 카메라 2대에 래커를 뿌렸다. 이후 우체국 옆 식당 창문으로 들어가 금고에 맞닿은 벽체를 헐어내고 금고 뒤쪽을 용접기로 뚫어 구멍을 냈다.

박씨는 금고 안에 있던 현금 5213만원을 털어 밖으로 나가 ㄱ 경사와 합류했고, 범행에 성공한 이들은 새벽 어둠을 뚫고 각자의 집으로 사라졌다.

경찰은 ㄱ경사가 연말 방범순찰을 하러 ㅅ우체국에 갔다가 혼자서 내부를 촬영하는 모습이 우체국 폐쇄회로 카메라에 찍힌 점을 수상히 여겨 ㄱ경사의 휴대전화, 차량,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ㄱ 경사는 집에서 8일 밤 10시께 자전거를 타고 범행 현장인 ㅅ우체국 부근으로 갔다가 9일 새벽 5시에 돌아온 사실이 방범용 폐쇄회로로 확인돼 동료들에게 체포됐다.

김재병 여수경찰서장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여야 할 경찰관이 오히려 범죄를 저질러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데 대하여 거듭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광주/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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