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대전 선화동 충남지방경찰청 홍보실에서 송주장 순경이 작업중인 홍보 웹툰 다음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충남경찰청 홍보실 송주장 순경
“웹툰 시나리오를 만드는 데만 1주일이 걸려요. 매번 아이디어 짜내는 게 가장 큰 어려움이죠.”
폭력·구속·실종·엄단·척결 등 경찰이 내는 정책 자료에는 날카롭게 각진 낱말들이 가득하다. 범인 검거 사실을 전하는 것뿐 아니라 범죄 예방에 필요한 도움말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이런 현실에 주목한 충남지방경찰청 홍보실 송주장(32) 순경은 건조한 글에 재밌는 그림을 입혀 시민들에게 전하고 있다.
2011년 8월부터 홍보실에서 온라인 쪽을 맡아온 송 순경은 기사체 홍보문에서 삽화를 거쳐 웹툰까지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지난해 9월부터 삽화 10여편을 그린 그는 지난달부터는 시민들이 경찰 치안활동을 더욱 친근하게 알 수 있도록 이야기로 재구성한 웹툰을 2주에 한 차례씩 선보이고 있다. 친밀함을 더하려고 갑돌이와 갑순이를 빗댄 ‘캅도리와 캅수니’ 캐릭터도 창안했다. 최근치에서는 놀이터에서 생긴 아동 성폭력 상황을 가정해 대처 요령과 성폭력수사대를 요모조모 설명했다. 한눈에 이해할 수 있고 귀여운 캐릭터들이 종횡무진 활약을 펼치니, 조회 수도 여느 글보다 2~3배 높다. 내용을 보고 예방법을 문의하는 전화를 걸어오는 시민들도 많다고 한다.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송 순경은 어려서부터 초상화나 만화 그리는 걸 즐겼다고 한다. 자료를 꼼꼼히 검토·분석한 뒤 어렵게 웹툰 시나리오를 꾸미고 나면 그림 그리는 일이 ‘중노동’이란다. 홍보실 ‘송 화백’으로 일컬어지는 그는 “모니터를 뚫어지게 바라보며 섬세하게 색을 입히는 작업을 하다 보면 눈이 금세 피로해지고 어깨는 물론 온몸이 쑤셔요.”
홍보실에서 자신의 적성을 발견한 송 순경은 앞으로도 캅도리·캅수니의 활약상을 계속 전할 참이다. 그는 “충남경찰의 주요 시책이 노인과 어린이, 장애인과 여성, 다문화 가정과 같은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는 겁니다. 캅도리·캅수니가 조금이라도 보탬이 된다면 앞으로도 계속할 거예요”라고 말했다. 경찰청 블로그 ‘폴인러브’(polinlove.tistory.com)에 가면 송 순경처럼 경찰 홍보에 웹툰을 접목한 사례를 찾아볼 수 있다.
대전/글·사진 전진식 기자 seek16@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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