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성·협력업체 지침 미준수 등
9개 개선 지시 묵살 과태료 처분
“엉터리 대응이 자초한 인재” 비판
9개 개선 지시 묵살 과태료 처분
“엉터리 대응이 자초한 인재” 비판
초단기 계약직 노동자 15명이 숨지거나 다친 폭발 사고가 터진 대림산업㈜ 전남 여수공장이 지난해 6월 가스폭발 사고 뒤 산업안전 감독 당국의 점검에서 공정안전보고서에 의무화한 ‘위험성 평가’를 하지 않은 사실 등이 적발됐는데도 시정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대림산업은 안전 관련 위반 사항 9건을 바로잡지 않아 과태료를 10만원씩 모두 90만원 물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고용노동부가 주영순 새누리당 의원에게 낸 자료를 보면, 고용노동부 여수지청과 호남권 중대산업사고예방센터는 지난해 11월11~13일 대림산업 여수공장에 근로감독관 2명과 한국산업보건공단 직원 1명을 보내 이 공장의 공정안전보고서 이행실태를 점검했다. 공정안전보고서 작성·제출은 석유화학공장의 화재·폭발, 유해물질 누출 등 중대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해 1996년 도입된 공정안전관리제도(PSM·Process Safety Management)에서 의무화됐다. 이 보고서에는 공정안전 자료, 공정위험성 평가서, 안전운전 계획, 비상조처 계획 등이 담긴다.
당시 대림산업의 이행실태 점검은 지난해 6월28일 새벽 이 공장에서 가연성 가스가 폭발해 고밀도 폴리에틸렌(HDPE) 저장조 1곳이 파괴되고 저장조 3곳이 불에 타는 사고가 일어난 지 4개월여 뒤 이뤄졌다. 점검반은 대림산업이 제출한 공정안전보고서가 준수되는지 작업과정·시설설비의 안전성, 작업자 안전교육 실태 등 안전대책 전반을 점검했다.
점검 결과 14건이 적발됐으며 배관 막음 부실, 보조등 방호망 설치 등 5건은 한달 만에 시정됐다. 하지만 위험성 평가를 하지 않고 협력업체 지침을 준수하지 않은 등 9건은 개선되지 않아 1건에 10만원씩 9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됐다. 위반 사항 가운데는 △공정안전자료를 제대로 반영하지 않고 △변경사항이 관리되지 않는 등 사고와 직결될 수 있는 중대한 내용이 포함됐다. 작업 허가 개시, 가동 전 점검, 자체 감시, 사고 조사, 비상조처훈련 등의 절차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은 점도 지적됐다.
김만중 대림산업 상무는 “지난해 6월 사고 뒤 15억원을 들여 시설을 보완했다. 공정안전보고서 이행점검 때 과태료를 문 사실이 있다”고 말했다.
주영순 의원은 “이번 사고는 지난해 사고를 내고도 엉터리로 대응했다가 자초한 인재다. 국회 차원에서 청문회나 국정조사로 진실을 규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남 여수경찰서는 대림산업과 하청업체인 유한기술의 직원 18명을 불러 조사했으며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현장 감정 결과를 분석하고 있다.
전국플랜트건설노조 노조원 3000여명은 16일 대림산업 여수공장 앞에서 집회를 열어 진상조사와 최고책임자 처벌을 촉구했다. 유족들은 여수시 신월동 여수장례식장에 합동분향소를 차렸으나 장례 날짜를 아직 잡지 못했다.
여수/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 여왕의 매직…‘2위와 20점차’ 아무도 범접하지 못했다
■ 장·차관의 74% ‘관료 천하’…MB때보다 8%p 높아
■ 사랑의교회 “오정현 담임목사 논문 표절” 결론
■ “아빠 불쌍해서 말 안했는데” 외동딸 성폭행 40대 결국…
■ [화보] 역시 김연아! ‘피겨 여왕’의 아름다운 자태
■ 여왕의 매직…‘2위와 20점차’ 아무도 범접하지 못했다
■ 장·차관의 74% ‘관료 천하’…MB때보다 8%p 높아
■ 사랑의교회 “오정현 담임목사 논문 표절” 결론
■ “아빠 불쌍해서 말 안했는데” 외동딸 성폭행 40대 결국…
■ [화보] 역시 김연아! ‘피겨 여왕’의 아름다운 자태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