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이재현 회장 주식 거래자료 확보
2007년 CJ-제일제당 분할 당시
CJ, 제일제당주 공개매수 진행
CJ주가 떨어지고 제일제당 급등
이회장 CJ지분 19.65% → 43.36%
검찰, 인위적 시세조종 정황 포착
2007년 CJ-제일제당 분할 당시
CJ, 제일제당주 공개매수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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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회장 CJ지분 19.65% → 43.36%
검찰, 인위적 시세조종 정황 포착
이재현(53) 씨제이(CJ)그룹 회장의 비자금 의혹을 수사중인 검찰이 2007~2008년치 씨제이㈜와 씨제이제일제당 관련 주식거래 자료를 한국거래소에서 확보하면서, 씨제이그룹이 2007년 9월 지주회사인 씨제이㈜와 사업회사인 씨제이제일제당으로 분할된 과정이 주목받고 있다. 검찰은 이 무렵 이재현 회장이 지주회사 지배력을 키우려고 차명계좌로 국외 비자금 등을 동원해 주가를 움직인 게 아닌지 의심하고 수사중인 것으로 26일 알려졌다.
검찰은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지난 24일 한국거래소에서 씨제이㈜와 씨제이제일제당의 2007~2008년 주식거래와 관련한 매매장·호가장 내역을 임의제출 형식으로 확보했다. 압수수색 영장에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가 적시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 회장의 국내외 비자금을 추적하다 2007년 9월 씨제이그룹이 지주회사로 전환되는 과정의 수상한 주식거래 및 자금 흐름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거래소 등의 자료를 종합해 보면, 씨제이는 2007년 6월12일 이사회에서 지주회사 전환을 의결했고, 그해 9월1일 기존 씨제이주식회사를 지주회사인 씨제이㈜와 사업회사인 씨제이제일제당으로 분할했다. 주식분할 비율은 0.63 대 0.37로, 기존 씨제이주식회사 주식 100주를 가진 주주는 씨제이㈜ 주식 63주와 씨제이제일제당 주식 37주를 갖게 됐다. 회사 분할 전 이 회장의 주식 수는 598만7960주(지분율 19.65%)였고, 회사 분할로 이 회장은 씨제이㈜ 주식 377만2414주와 씨제이제일제당 주식 221만5545주를 갖게 됐다.
그해 12월 씨제이㈜는 씨제이제일제당 주주에 대해 주당 30만원에 공개매수를 진행했다.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는 설립 2년 안에 자회사 지분 20% 이상을 보유해야 하는데, 당시 씨제이㈜의 자회사 지분은 19.3%로 기준에 미달했기 때문이다. 공개매수에 응한 씨제이제일제당 주주는 주당 30만원을 현금으로 받는 게 아니라 씨제이㈜ 주식(주당 8만1400원으로 계산)으로 받았다. 이때 이 회장이 자신의 씨제이제일제당 주식 전부를 씨제이㈜ 주식으로 전환했다. 당시 공개매수에 응한 사람은 사실상 이 회장뿐으로, 공개매수된 주식의 98%가 이 회장의 것이었다. 이런 과정을 거쳐 이 회장의 씨제이㈜ 지분율이 43.36%로 크게 늘었다. 이 회장의 지주회사 지배력을 높이기 위한 공개매수라는 의혹이 짙은 대목이다. 이런 과정을 통해 이 회장은 돈 한푼 들이지 않고 씨제이의 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었다.
주목할 점은 공개매수를 전후한 씨제이제일제당과 씨제이㈜의 주가 흐름이다. 두 회사가 분할돼 재상장되기 직전에 공시된 씨제이제일제당의 기준가는 13만2000원, 씨제이㈜의 기준가는 11만500원이었다. 재상장일인 9월28일 씨제이제일제당의 시초가는 기준가의 2배 가까운 22만1000원, 씨제이㈜는 기준가보다 40% 낮은 6만6000원에 형성됐다. 이 회장이 주식을 교환할 당시인 12월 씨제이제일제당의 주가는 29만6000원까지 뛰었다. 결과적으로 이 회장이 새로 받게 될 씨제이㈜의 주가는 떨어진 데 반해, 씨제이㈜에 넘기는 씨제이제일제당의 주가는 올랐던 것이다. 이렇게 되면 이 회장은 신규 발행되는 씨제이㈜의 주식을 더 많이 보유하게 된다. 이 무렵 외국인은 씨제이㈜ 주식 51만주가량을 팔았고 주가는 하락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 회장의 지분율 극대화를 위해선 씨제이㈜ 주가는 낮추고 씨제이제일제당 주가는 높여야 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이 회장이 국외 비자금을 동원해, 외국인 투자자를 가장한 시세조종에 나섰을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1~2% 정도의 인위적인 주가 상승·하락은 시세조종을 통해 불가능한 게 아니다. 외국인 명의의 차명계좌로 고가·저가로 호가를 내면 국내 기관, 개미 투자자들도 흔들리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김정필 김경락 유신재 기자 fermat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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