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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두산, 하도급 공사비 ‘뻥튀기’ 차액 빼돌려

등록 2005-08-27 07:05수정 2005-08-27 07:10

두산산업개발 비자금 조성 방법 및 용처
두산산업개발 비자금 조성 방법 및 용처
총수일가쪽 해명 줄줄이 거짓말 드러나
대주주 ‘지시’ 의혹…수사 급물살 탈듯

두산산업개발이 총수 일가의 이잣돈 138억원을 하도급 업체와의 거래장부를 조작해 마련한 돈으로 지급한 사실이 확인됨에 따라 ‘두산 비자금’의 윤곽이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박용오 전 두산그룹 회장이 박용성·용만씨 형제가 위장계열사와 하도급 업체를 통해 1700억원대의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터라 두산 비자금의 전모가 밝혀질지 주목된다.

장부조작으로 비자금 조성 두산산업개발은 지난 1999년 유상증자에 참여하기 위해 293억원을 대출받은 박용성·용만씨 등 28명의 총수일가를 위해 5년여간 138억원의 이자를 대납했다. 두산산업개발 관계자는 “하도급 업체 사장들에게 부탁해 공사비를 실제보다 부풀려 청구하게 한 뒤 장부상 차액으로 총수 일가의 이잣돈을 지불했다”고 시인했다. 이 관계자는 “해마다 20~30억원의 이잣돈이 발생하는데 이 돈을 처리할 정상적인 계정을 찾기가 어려워 공사비에 끼워넣었다”고 말했다. 장부조작으로 조성한 비자금이 돈의 출처였던 셈이다. 회사 관계자는 “하도급 업체 사장한테는 ‘회사가 필요해서 그런다’ 정도만 얘기했다”며 “매달 하도급 업체 등의 거래 상황을 살펴 적절하다 싶은 곳에 부탁했기 때문에 한두번만 처리해준 곳도 있고 수차례 처리해준 업체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하도급 업체를 통한 공사비 과다계상은 건설업체에서 가장 손쉬운 비자금 조성 방법이다. 따라서 이는 ‘두산 비자금’이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많다. 실제로 박 전 회장은 검찰에 낸 진정서를 통해 막내 동생인 박용욱(45) 이생그룹 회장이 운영하는 주방가구 전문업체 ㈜넵스에 두산산업개발의 주방가구 물량과 마루공사 등을 5년 동안 몰아주면서 200억원대의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대주주 지시’ 가능성 두산산업개발의 비자금 조성이 확인됨에 따라 두산그룹의 ‘도마뱀 꼬리 자르기’는 실패로 돌아갈 가능성이 커졌다. 두산산업개발은 옛 두산건설 당시 부채비율을 낮추지 않으면 퇴출을 당하는 상황에서 대주주들이 회사를 살리기 위해 자발적으로 대출을 받아 유상증자에 참여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 대납된 이잣돈의 출처에 대해 “대주주의 동의를 받아 회사 명의로 대출받은 돈”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총수 일가의 도덕적·사법적 책임을 떨쳐내려 내놓은 해명들이 줄줄이 거짓으로 드러나면서 ‘대주주의 동의’와 ‘자발성’은 그대로 부메랑으로 돌아오게 됐다.

이잣돈 대납 혜택을 누린 28명엔 박용성 현 그룹 회장과 박용만 ㈜두산 부회장이 포함돼 있다. 또 ‘유학당시 인감을 맡겨 놓으면 그룹 차원에서 이자 납부 등 모든 것을 알아서 했다’고 한 박용오 전 회장의 아들 박중원씨의 답변을 고려해봐도 박용성 회장 형제들이 이잣돈 마련 내역을 전혀 몰랐다고 발뺌하기는 어렵다. 결국 ‘대주주의 동의’가 사실상 ‘대주주의 지시’였다는 의혹이 짙어지는 대목이다. 결국 검찰 비자금 수사의 칼끝은 총수 일가를 정면 겨냥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정세라 기자 sera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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