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30일 서울 태평로 서울시청 앞에서 수문장 교대의식이 열리고 있다. 왼쪽 끝에 수문장이 시청을 호위하듯 등지고 서 있다.
청사앞 광장 ‘교대의식’논란
문화연대 "청사 등진 위치도 문제"
시청 "문화적 활용 반응좋아"해명 서울시가 지난해 말부터 서울시청 정문 앞에서 ‘왕궁 수문장 교대의식’을 열어 논란이 일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해 12월부터 덕수궁 대한문 보수공사로 지난해 6월 중단된 수문장 교대의식을 시청 앞 광장에서 하루 3차례 열고 있다. 이창학 서울시 관광과장은 “겨울에 시청 앞 광장의 문화적 활용도를 높이고, 외국인들한테서 반응이 좋은 왕궁 수문장 교대식을 지속시키기 위해 시청 앞에서 열도록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문화연대 문화유산위원회는 3일 “왕궁도 아닌데다 일제 식민지 시절 지어진 건물 앞에서 ‘왕궁 수문장 교대의식’을 벌이는 것은 역사적 맥락으로나 정서적으로나 맞지 않는다”며 즉각 중단을 주장하고 나섰다. 특히 이들은 왕궁 정문을 등 뒤로 하고 서야 할 수문장이 서울시 청사를 등지고 서 있는 데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덕수궁을 뒤로 하고 서면 모르되 왜 왕궁도 아닌 서울시 청사를 등지고 서 있느냐는 것이다. 이런 점 때문에 애초 수문장 교대의식을 주관하는 ‘한국의장’은 광장 주변을 도는 순라(순찰) 행렬만 재현했다. 그러다 12월 중순께 서울시의 요청에 따라 정식 수문장 교대의식으로 바뀌었다. 이에 대해 한국의장 관계자는 “수문장의 위치는 수문군 행렬의 동선과 왕궁 의례가 북쪽을 향하는 점을 고려해 결정했다”며 “수문장의 위치에 대해 서울시가 요구한 것은 없다”고 말했다. 이런 논란이 불거지자 이창학 관광과장은 “교대의식 때 왕궁을 배경으로 하는 행사라고 시민들에게 설명하고 있다”며 “오해가 있을 수 있으므로 수문장의 위치와 동선을 재검토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글·사진 남종영 기자 fand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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