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등지급 시행 땐 25년 국민연금 납부자들 기초연금 삭감돼
국민연금 가입기간이나 소득수준에 따라 기초연금을 차등지급하게 되면, 국민연금에 가입해 25년가량 연금을 납부할 20~40대는 기초연금을 하나도 못 받게 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는 차등지급으로 노인빈곤 해소라는 애초 목적이 실종된 데이어 젊은 세대들에게도 큰 불이익이 온다는 지적으로 앞으로 사회갈등을 부를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김연명 중앙대 교수는 23일 <한겨레>와 통화에서 “기초연금을 차등지급하게 되면 기초노령연금이 삭감되는 것이다. 현세대 노인에겐 약간 돈을 더 주는 것이지만 국민연금 가입기간이나 소득수준에 따라 차등지급하게 되면, 국민연금에 가입해 25년 가량 연금을 납부할 20~40대는 기초연금을 하나도 못 받게 된다”고 말했다. 기초노령연금을 기초연금으로 전환해 연금급여를 두 배로 늘리고 대상도 소득하위 70%에서 100%로 늘리겠다는 게 박근혜 대통령의 구상이었다. 26일 발표될 기초연금 정부 최종안은 65살 이상 노인 가운데 소득하위 70%에게 최대 20만원까지 차등 지급하거나 국민연금과 연계해서 차감 지급하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보인다. 김 교수는 “이는 국민연금에서 어느 정도 수령액이 나오기 때문에 사실상 기초연금을 못받게 되는 결과로 나중에는 기초생활보장과 기초연금을 어떻게 통합할 것인가 얘기가 나올 수밖에 없다. 2028년에는 기초연금 10%(2013년 기준 20만원)를 못받게 되면 국민연금 25%만 받게 된다. 이는 지금 20~40대는 기초노령연금 10%p를 못받게 되는 결과를 초래한다”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김 교수는 ‘재정 때문에 복지를 못한다’는 정부의 태도에도 비판했다. 김 교수는 “재정이 불완전하고 연금 때문에 나라 망하는 듯이 말하는 사람들 근거가 도대체 뭔가. 그들은 재정악화라는 실체없는 공포를 조장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연금 때문에 경제 휘청할 것이라는 학자들이 1980-90년대 유럽과 미국에서 활개를 쳤는데 그때 나온 말이 공포마케팅이다. 과연 지금에 와서 나라가 망했는가”라고 반문했다.
손준현 기자 dust@hani.co.kr
박근혜-문재인, ‘기초노령연금 대선 토론’ 주요 장면 (2012.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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