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수천억원 탈세 혐의
국외 비자금도 수사 방침
국외 비자금도 수사 방침
검찰이 수천억원을 탈세한 혐의로 국세청으로부터 고발당한 효성그룹을 압수수색하며 본격 수사에 나섰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윤대진)는 이날 아침 7시30분께부터 서울 마포구의 효성그룹 본사와 효성캐피탈 본사, 조석래(78) 회장 및 세 아들의 자택 등 7~8곳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검사와 수사관 50여명을 보내 그룹 회장실과 회계 담당 부서 등을 수색해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회계장부, 내부 보고서 등을 압수했다. 조 회장의 맏아들 조현준(45)씨는 효성그룹 전략본부장(사장), 셋째 아들 현상(42)씨는 전략본부 부사장 등으로 재직하고 있다. 둘째 아들 현문(44)씨는 지난 2월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뒤 중소 법무법인의 고문변호사를 맡고 있다.
국세청은 지난 1일 조 회장 등을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의 조세포탈 혐의 등으로 검찰에 고발했으며, 검찰은 7일 서울지방국세청에서 효성그룹 세무조사 자료를 넘겨받아 분석해 왔다. 효성그룹은 회계장부를 조작해 법인세 등 세금을 탈루하고, 회삿돈 일부를 빼돌려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를 받고 있다. 효성그룹과 조 회장 일가의 세금 추징 규모는 수천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효성그룹의 국외 법인을 통한 역외탈세와 조 회장 일가의 국외 비자금 의혹 등도 수사할 방침이다.
앞서 이명박 정부 때인 2009년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가 효성그룹 비자금 의혹을 수사했으나 송아무개 고문 등 임원 2명만을 횡령 혐의로 기소해 부실수사 의혹이 일었다. 조 회장은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을 지냈으며 이명박 전 대통령과 사돈 관계다. 조 회장의 동생인 조양래(76) 한국타이어 회장의 아들인 조현범(41) 한국타이어 사장이 이 전 대통령의 셋째 딸 이수연(38)씨와 결혼했다.
효성그룹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어 “비자금, 횡령 등 (회삿돈을) 사적으로 사용한 적이 없으며 검찰 조사에 성실히 임해 의혹이 풀리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정필 이정연 기자 fermat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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