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은행열매 터지는 가을거리…악취 어쩌지?

등록 2013-10-13 20:03수정 2013-10-13 22:08

11일 오후 3시께 이화여대 정문과 지하철 2호선 이화여대역을 잇는 거리에는 서대문구청 공무원 8명이 나와 은행을 거둬들이고 있었다.
11일 오후 3시께 이화여대 정문과 지하철 2호선 이화여대역을 잇는 거리에는 서대문구청 공무원 8명이 나와 은행을 거둬들이고 있었다.
서울 가로수 41%인 11만여그루
역한 열매 냄새 탓 민원 쏟아져
수은행나무·벚나무 등으로 교체
지난 11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앞 거리 곳곳은 악취로 가득했다. 은행나무 주변을 지나는 사람들의 발에 밟혀 터지고 깨진 은행들은 고약한 냄새를 피워 올렸다. “피해가며 걸었는데도 은행을 밟고 말았어요. 남자친구 만나러 가는 길인데, 냄새나면 어쩌죠?” 이가현(21)씨가 물휴지를 꺼내 들며 말했다. 늦가을이면 노란 은행잎으로 뒤덮여 ‘가을에 걷기 좋은 길’로 손꼽히는 서울 중구 서소문동 서울시립미술관과 덕수궁 일대를 비롯해 은행나무가 늘어선 거리의 사정은 모두 비슷하다.

유독 서울에 은행나무가 많다. 2010년 산림청이 전국 가로수를 전수조사한 결과를 보면, 서울의 가로수 28만6676그루 가운데 40.7%인 11만6817그루가 은행나무다. 전국적으로는 벚나무가 118만2258그루(22.1%)로 가장 많고 은행나무는 99만8854그루(18.7%)로 두번째로 많다. 서울에는 1988년 서울올림픽을 앞두고 은행나무가 본격적으로 심어졌다. 병해충 피해가 적고 산소 배출량이 많으며 가을철 단풍이 아름답다는 이유에서였다. 최근 들어서는 악취 탓에 느티나무와 벚나무 등이 더 많이 심어진다.

서울시 구청들은 주민 민원으로 한창 바쁘다. 11일 오후 3시께 이화여대 정문과 지하철 2호선 이화여대역을 잇는 거리에는 서대문구청 공무원 8명이 나와 은행을 거둬들이고 있었다.(사진) 서대문구 푸른도시과 관계자는 “주로 이른 아침에 은행을 따는데 민원이 많아서 오후에도 작업을 하러 나왔다”고 말했다. 서울 지역 각 구청은 최근 10명 안팎의 ‘은행열매 채취 기동반’을 꾸려 은행 털기에 나서고 있지만 임시방편일 뿐이다.

국립산림과학원의 홍용표 산림유전자원과 과장은 “가로수로 열매가 열리지 않는 수은행나무를 심으면 시민과 관광객이 쾌적한 환경에서 단풍을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가로수의 20%가 암은행나무다. 과거엔 열매를 맺는 수령인 15년이 되기 전에는 암수 구별이 어려웠다고 한다. 지난 6월 서울 광화문 일대 은행나무는 수나무로만 채워졌다. 대구에서는 올해부터 단계적으로 암은행나무를 수은행나무로 교체할 예정이다.

은행나무를 모두 뽑아 다른 나무로 대체하거나 수정하지 못하도록 암나무 꽃에 화학 처리를 하는 방법도 있다. 하지만 지방자치단체들은 비용·인력·시간 문제를 고려하면 현실성이 없다고 보고 있다. 땅에 떨어진 은행을 시민들이 주워 갈 수 있도록 허용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지방자치단체 소유인 은행을 주워 가는 것은 원칙적으로 불법이다.

글·사진 김경욱 기자 dash@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