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100억 마늘밭’ 고향 후배”
피시방을 도박 사이트 가맹점으로 끌어들여 부당이득을 챙긴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은 이들이 2011년 4월 이른바 ‘김제 마늘밭 110억원’ 사건의 주범 이대근(49·수배)씨와 관련이 있다고 보고 수사하고 있다.
대전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불법 도박 사이트을 운영하면서 450여억원을 챙긴 혐의(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위반 등)로 임아무개(45·자금 관리 담당)씨 등 4명을 구속하고 피시방 업주 김아무개(37)씨 등 18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임씨 등은 2011년 7월부터 최근까지 미국의 한 사이트 가상 웹하드에 일명 ‘고고게임’을 설치해 불법 도박 사이트를 운영하며 딜러비 명목으로 454억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중국에 운영 본사를 두고 국내에 따로 본사 60여곳을 차린 뒤 고수익을 미끼로 피시방 업주들을 끌어들여 2년 만에 가맹점을 4800여곳으로 늘렸다.
경찰은 이들이 도박 1회당 판돈의 12.8%를 딜러비로 자동 공제한 뒤 이를 운영 본사(5%), 지역 본사(6%), 피시방 가맹점(89%) 몫으로 배분했으며 운영 본사 총책인 임씨 등은 지금까지 454억원을 챙긴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의 배분율에 따라 지역 본사 60여곳이 540억원, 피시방 가맹점은 8000여억원 등 모두 9000억원대를 챙긴 것으로 추정하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경찰은 구속된 임씨가 이대근씨의 고향 후배인데다 수법이 유사해 관련성을 캐고 있다. 한편 이대근씨는 불법 도박 사이트를 운영해 모은 돈 110억원을 2011년 4월 전북 김제 이아무개(54)씨의 마늘밭에 숨겼다가 발각됐으며 이후 잠적했다.
송인걸 기자 ig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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