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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단독] ‘자선 바자회’도 막아 온 월드컵공원서 웬 ‘벤츠 설명회’?

등록 2013-11-22 08:07수정 2013-11-22 09:17

상업 행위·집회 금지 내규 불구
한-독 수교 130돌 행사로 열려
행사 주최서 독일대사관 빠져
사업소 “부수 행사로 축소 권고”
자선 바자회 개최도 불허할 만큼 상업행위를 엄격히 규제하는 서울 월드컵공원에서 한-독 수교 기념행사를 빙자한 벤츠 신차 설명회가 열릴 예정이어서 논란을 빚고 있다.

21일 서울시 서부공원녹지사업소(사업소)와 벤츠코리아 등의 말을 종합하면, 마포구 성산동 월드컵공원의 평화광장에서 ‘한-독 수교 130주년 기념 벤츠 신차 설명회’가 27일 열린다. 서울시가 운영하는 환경생태공원인 월드컵공원 평화광장에서는 지금껏 마라톤대회, 김장체험 문화축제, 노년 문화축제 등이 열려왔다. 모두 비상업적이며 공익성을 띤 행사다. 반면 상업성이 있는 행사는 각종 기금 마련이나 자선사업을 위한 바자회까지 금지하고 정당 행사 및 각종 집회도 열지 못하도록 사업소 내규에 규정돼 있다.

벤츠 신차 설명회가 내규에 위배되는 게 아니냐는 지적에 서울시는 문화 행사의 일환이라고 주장한다. 관리 책임이 있는 서울시 공원관리과 관계자는 “신차 설명회는 부대 행사일 뿐이며 판매행위는 없을 것이다. 차량의 기술·특성을 소개하는 건 기술 혁신을 보여주는 것으로 꼭 마케팅 행사로 볼 수는 없다”고 말했다. 사업소 관계자는 “벤츠코리아 쪽에서 행사장소 대여 신청을 할 때 주한 독일대사관과 공동주최 등의 명분을 내세워, 신차 설명회임에도 거절하기 어려웠다. 행사에 공연도 포함돼 있어 기업에서 주최하는 마라톤대회 등 문화 행사의 일환으로 봤다”고 설명했다. 벤츠코리아 관계자는 “일부러 11월26일인 한-독 수교 기념일 부근으로 행사 날짜를 잡았다. 월드컵공원은 평화와 축구가 양국간 매개체가 된다고 생각해서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행사는 상업적인 마케팅 행사로 볼 수밖에 없다. 1000명가량의 초청객 대부분이 벤츠 차량 구입을 고려하는 고객과 관련 분야 기자들이라고 벤츠코리아 쪽은 밝혔다. 일반 시민이 참여하려면 벤츠 차량을 판매하는 딜러를 통해 신청해야 한다. 한-독 수교 기념 행사라기보다는 신차 설명회에 초점이 맞춰진 마케팅 행사인 셈이다. 행사 주최도 애초 신청 때와 달리 주한 독일대사관이 빠지고 벤츠코리아 단독 주최로 바뀌었다.

<한겨레>가 취재에 나서자 사업소는 뒤늦게 이번 행사의 문제점을 인정했다. 서부공원녹지사업소 관계자는 “아리랑 공연 등을 추가해 신차 설명회를 한-독 수교 행사의 부수적 행사로 하는 게 낫지 않겠냐고 벤츠코리아 쪽에 제안하고 있다”고 말했다.

글·사진 박수지 기자 suj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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