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일반적 상식에 맞춘 판결 아냐”
“언론 취재활동에 재갈 물릴 것”

등록 2013-11-28 20:42수정 2013-11-28 22:22

언론계 반응
최성진 <한겨레> 기자가 항소심에서도 유죄를 선고받자 언론계 안팎에서는 비판과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1심 판결 때 언론계에서는 주로 “보도의 공적 가치를 적극적으로 판단하지 않았다”고 비판한 바 있다. 그런데 항소심은 최 기자의 보도가 공적 관심 사항에 해당하지만 통신비밀보호법을 어기고 보도할 만큼의 가치는 있지 않다는 취지로 판단했다. 언론학자들과 언론 단체 인사들은 “1심 판결보다 후퇴했다”며 이 부분에 대해 집중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최진봉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대선을 앞둔 시기라는 점을 감안하면, 당시 정수장학회와 <문화방송>의 지분 매각 논의는 전 국민의 관심사라고 할 정도로 비상하고 시급한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공적 관심 사안이긴 하나 “비상한 공적 관심의 대상”까지는 아니라는 판단은 보도의 공적 가치를 지나치게 축소시켰다는 것이다. 최 교수는 “최필립 정수장학회 전 이사장 등은 공인에 가깝고, 공영방송 지분을 어떻게 처리할 것이냐를 논의한 대화 내용도 민감하고 정치적인 ‘공적인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강성남 전국언론노조 위원장도 “중요한 시기에 대선 후보의 주변 인사 등이 모여 실현 가능성이 큰 조처들을 논의했는데, 이것이 보도할 만한 사안인지 아닌지는 누구나 알 수 있는 문제다. 통신비밀보호법과 보도의 공적 가치 사이의 관계를 ‘일반적인 상식’에 맞춰서 판단하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정연우 세명대 광고홍보학과 교수는 “법원이 언론의 존재 이유를 간과했거나 이해하지 못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추혜선 언론개혁시민연대 사무총장은 “1심 판결보다 후퇴했다. 판결 내용을 보면 ‘보도에 공적인 가치가 있다’면서도 ‘(기사에 나오는 당사자들이) 불이익을 감수할 만큼 중대한 공적 관심사라고 볼 수 없다’고 하는 등 말이 앞뒤가 안 맞는다”고 지적했다. 또 녹음 행위를 무죄로 본 1심 판결과 달리 최 기자의 취재·보도 행위 전체를 유죄로 본 것 역시 “과도한 법 적용”이라고 비판했다.

이희완 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처장은 “1심 판결에 대해 ‘보도의 공적 가치에 대한 판단이 없다’는 비판이 나오자, 이를 의식해서 내린 판결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그는 “지금도 정권에서 정보를 통제하면서 정권과 색깔이 다르거나 비판적인 매체들은 취재하기가 힘들어진 상황인데, 이번 판결은 언론의 취재 활동에 더욱 재갈을 물리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하주용 인하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보도의 공적 가치와 국민의 알 권리 보장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에 법원이 1심에 이어 선고를 유예하는 절충안을 선택했다고 풀이했다. 하 교수는 “다만 최 기자의 경우 정보를 ‘우연히’ 습득했다는 것이 핵심인데, 이를 ‘들어선 안 될 것’으로 판단한 것은 무리하게 나아간 것 같다”고 말했다.

최원형 기자 circl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