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모자를 배경으로 ‘일베’를 뜻하는 ‘ㅇㅂ’모양의 손가락 제스처를 취한 사진
민주노총 집회 때 “폭도와 전쟁 얼른 마치고…” 일베에 글 올려
“폭도XX들 진압을” “노조 줘패라” “방패로 찍으라” 등 댓글 달려
해당 경찰서 “공무원으로 신중히 행동하라고 교육할 방침” 밝혀
“폭도XX들 진압을” “노조 줘패라” “방패로 찍으라” 등 댓글 달려
해당 경찰서 “공무원으로 신중히 행동하라고 교육할 방침” 밝혀
민주노총이 지난달 28일 주최한 ‘총파업 결의대회’에 경비 근무로 나선 현직 경찰관이 “폭도와의 전쟁”이라고 표현한 글을 극우 성향 인터넷사이트인 ‘일간베스트(일베) 저장소’에 올려 논란이 일고 있다.
일베에서 ‘경복궁 ***’이라는 아이디로 활동하는 이 경찰관은 지난달 28일 올린 글에서 “어제 당직하고 오늘 퇴근 못하고 아침부터 동원됐다. 휴가 전부 취소다”라며 “폭도와의 전쟁 얼른 마치고 집에 가고 싶다ㅜ”라고 썼다.
이 경찰관은 ‘경찰게이다’라는 제목의 글과 함께, 경찰 모자를 배경으로 ‘일베’를 뜻하는 ‘ㅇㅂ’모양의 손가락 제스처를 취한 사진도 올렸다. 이 글은 곧바로 수백여개의 추천을 받아 베스트 게시물이 됐고, “시위 진압 엘리트 직원 중대 일베” “폭도새끼들 빠른 진압을 앙망한다” “그 손으로 노조 줘패라. 방패로 막지만 말고 방패로 찍으라고” 등 막말 댓글들이 달렸다. 이 글의 원본 게시물은 일부 누리꾼들이 다른 인터넷 사이트로 퍼나르기도 했으며, 논란이 일자 삭제됐다.
현직 경찰이 쓴 듯한 글의 내용과 경찰 모자를 배경으로 찍은 사진을 바탕으로 확인한 결과, 이 글을 쓴 누리꾼은 서울 용산경찰서 소속 현직 경찰인 정아무개씨로 드러났다. 서울지방경찰청 관계자는 <한겨레>에 “논란이 된 글이 용산경찰서 소속 정씨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자세한 내용은 더 확인을 해야겠지만, 일베에서 오랫동안 활동했다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정씨가 속해 있는 용산경찰서 관계자도 <한겨레>에 “언론 보도를 통해 내용을 접한 뒤, 해당 직원한테 ‘글을 올린 게 맞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원본 글을 확보해 ‘폭도와의 전쟁’이란 글을 쓴 사실이 구체적으로 확인되면 공무원으로서 신중한 행동을 하라고 교육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앞서 정씨는 일베에 자신의 근무지와 신분을 직접 드러내는 등 수백개의 게시물을 올리며 활발하게 활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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