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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1심선 엉터리 증인…검찰이 증거까지 위조해 날 간첩 몰아”

등록 2014-02-16 19:25수정 2014-03-04 17:28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의 피고인 유우성 씨가 16일 오후 서울 서초동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증거의혹에 대한 검찰 해명을 반박하고 있다. 기자회견 중 여동생을 데려와 가족이 함께 살고자 했던 소박한 바람이었을 뿐이라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이정아 기자 <A href="mailto:leej@hani.co.kr">leej@hani.co.kr</A>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의 피고인 유우성 씨가 16일 오후 서울 서초동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증거의혹에 대한 검찰 해명을 반박하고 있다. 기자회견 중 여동생을 데려와 가족이 함께 살고자 했던 소박한 바람이었을 뿐이라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간첩사건’ 피의자 유우성씨 인터뷰
“북에서 날 두 번 봤다는 탈북자
자기남편 출소한 해도 기억못해”
‘서울시 공무원 간첩 사건’의 피의자 유우성(34)씨는 가슴을 치며 답답해했다. “저는 1심에서 무죄 나온 뒤 한국에서 조용히 살고 싶었어요. 하지만 검찰이 증거까지 위조해서 저를 간첩으로 몰고 가니 너무 억울합니다.” 유씨는 16일 <한겨레> 기자와 만나 “한국은 인권을 존중하는 민주주의 국가로 알고 넘어왔는데 너무 고통스럽다”고 털어놨다.

유씨가 하소연할 때, 검찰은 이 사건의 증거가 조작됐다는 의혹에 대한 반박성 기자회견을 열고 있었다. 검찰은 ‘위조 의혹 문서’ 입수 과정을 설명하면서 유씨가 북한을 오고 갔다는 주장을 철회하지 않았다. 그러나 유씨는 “모두 다시 반박할 수 있는 내용”이라고 자신하면서도 씁쓸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유우성씨는 지난해 2월 검찰의 ‘서울시 공무원 간첩 사건’ 발표로 ‘북한의 남파 간첩’이 돼버렸다. 검찰의 핵심 근거는, 유씨의 여동생 가려(27)씨의 자백이었다. 2012년 10월 한국으로 들어온 유가려씨가 국가정보원 합동신문센터에서 조사를 받던 중 ‘오빠는 북한 보위부가 내려보낸 간첩’이라고 털어놨다는 것이었다.

유씨는 국정원과 상의해서 여동생을 한국으로 불렀는데 어떻게 간첩이라고 조작할 수 있느냐고 항의했다. 유씨는 “저를 담당하는 국정원 직원한테 (중국에 있는) 동생을 데려와서 같이 살고 싶다고 하니까, 그 직원이 ‘데려오면 도와주겠다’고 했어요. 그래서 국정원을 믿고 동생을 데려와서 자진신고했죠. 그런데 저와 제 동생이 북한이 보낸 간첩이라고 하는 겁니다. 어떤 간첩이 국정원과 미리 상의해서 동생을 데려오고 자진신고합니까.” 유가려씨는 재판 과정에서 ‘국정원의 회유와 고문수사로 허위로 자백했다’고 진술을 뒤집었고, 법원은 지난해 8월 유우성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검찰은 항소심 재판에서 유우성씨가 간첩임을 입증하겠다며 (탈북 이후 시점인) 2006년 5월27일 이후에도 유씨가 계속 북한을 드나든 것으로 적혀 있는 출입경기록을 재판부에 제출했다. 그러나 중국 정부는 ‘한국 검찰의 문서는 위조’라고 지난주 우리나라 재판부에 공식적으로 알려와 파문이 일고 있다. 유씨는 “사실 중국 당국이 객관적인 판단을 해줄지도 불안했는데, 진실을 통보해줘서 정말 다행”이라고 했다.

유씨는 1심 재판 때 검찰이 부른 탈북자 증인들에 대해서도 의구심을 품고 있었다. “북한에서 저를 1997년, 2007년 북한 회령시에서 봤다고 주장하는 탈북 여성이 재판정에 나오는 겁니다. 그냥 먼발치에서 저를 두번 봤대요. 그런데 그 여성은 북한 유선시에 살고 있고 저와 아무런 관련도 없는 분입니다. 자기 남편이 감옥 갔다가 출소한 해도 기억 못 하는데, 저를 만난 것은 또렷이 기억한다는 겁니다. 기가 막히죠. 도대체 검찰이 어떻게 이런 증언자들을 찾아오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이밖에도 검찰은 아편 중독에 빠진 탈북자까지 1심 때 증인으로 불러 ‘유우성씨를 2011년 1월 설에 회령시 유씨 아버지 집에서 봤다’는 증언을 이끌어냈다. 하지만 이날 유씨 부자는 중국에 머물고 있었던 것이 사진 증거로 확인된 바 있다.

검찰은 이날 “‘유씨가 중국에서 수집해 한국 재판부에 낸 자료는 왜곡된 것’이라고 ‘연변조선족자치주 공안국의 간부’가 쓴 진술서가 있다”고 기자들에게 설명했다. 이에 대해 유씨는 “동생이 연변 공안국 담당자에게 찾아가 물어보니 ‘그냥 위에서 문구를 만들어 와서 도장만 찍으라고 해서 만들어진 (조작) 문서’라고 했다더라. 대체 검찰이 어디까지 더 조작을 하려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주장했다.

유씨는 “이렇게 국정원과 검찰을 상대로 계속 다툼을 하다가 보복당할까봐 두렵다”며 “이제 좀 내버려뒀으면 좋겠다. 다시 서울시 공무원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말했다.

허재현 기자 catalunia@hani.co.kr

[관련영상] [최성진 허재현의 토요팟] 유우성, 나의 '간첩사건'을 말하다[호외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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