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편성채널(종편) 시사프로그램의 단골 패널로 꼽혀온 극우 논객 변희재(40)씨가 <동아일보> 계열의 종편 <채널에이>로부터 ‘영구 출연정지’를 당했다.
12일 열린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통심의위) 방송심의소위원회 회의에 출석한 이기홍 채널에이 보도본부 부본부장은 “변희재씨를 채널에이 모든 프로그램에서 영구 출연정지시켰다”고 밝혔다. 이날 소위는 <이언경의 직언직설>(1월9일 방송분), <박종진의 쾌도난마>(1월14일 방송분) 등 채널에이의 두 시사 프로그램에 대한 심의를 진행했는데, 두 건 모두 변씨의 발언이 문제가 됐다. 의견진술을 위해 출석한 채널에이 부본부장이 변씨 발언의 문제점을 인정하며 “영구 출연정지”를 언급한 것이다.
<이언경의 직언직설>은 변씨가 손석희 <제이티비시>(JTBC) 보도담당 사장에 대해 “논문 표절 때문에 문화방송에서 제이티비시로 갔다”고 말한 내용을 내보내, 방송심의규정 가운데 공정성, 객관성, 명예훼손 금지 규정을 위반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박종진의 쾌도난마>에 출연한 변씨는 “호남은 민주당의 노예”, “호남인들이 ‘부산 정권 만들겠다’는 문재인에 90% 몰표를 주는 것은 정신질환” 등의 말을 했다. 이는 방송심의규정 가운데 품위유지와 사회통합을 위반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기홍 부본부장은 <박종진의 쾌도난마>와 관련, “‘노예’, ‘정신질환’ 등 매우 부적절한 표현을 사용했다. 있을 수 없는 발언으로, 변씨의 거친 발언에 대해 전혀 그 사람을 변호하고픈 마음이 없다”며 문제점을 인정했다. 대신 “(변씨의 발언에) 생방송 중 우리도 당혹스러웠고, 방송 과정에서 앵커가 수차례 제지하려 했을 뿐 아니라, 발언이 끝난 뒤 앵커가 1분 동안 사과방송을 했다”며 문제를 바로잡으려고 노력했다고 호소했다. <이언경의 직언직설>에 대해서는 “변씨의 발언은 돌발적인 것이었고 유감스럽다”고 하는 한편 “손석희 사장의 논문 의혹, 박원순 시장의 시정 비판은 공인 검증 차원에서 제기될 수 있는 문제”라고 밝혔다.
채널에이가 문제점을 인정했기 때문에, 이어진 심의에서는 제재 수위가 주된 쟁점이 됐다. 여당 추천 심의위원 3명은 행정지도인 ‘권고’ 의견을 낸 반면 야당 추천 심의위원인 장낙인 위원은 법정제재인 ‘경고’를 주장해 결론이 나지 않았다.
한편 13일 오전 변씨는 트위터에 “호남의 투표 행태를 비판했다고 영구 출연금지라면 그런 방송 안나가는 게 맞죠”, “정신질환적 투표행태란 표현 양보할 생각 없습니다” 따위의 글을 남겼다.
최원형 기자 circl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