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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석촌호수 물 빠지자, 롯데가 나선 이유가…

등록 2014-07-17 20:11수정 2014-07-22 22:21

6월 28일 오후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서울 송파구 석촌호수 근처 ‘싱크홀’ 추정 사진. 송파구청은 30일 “싱크홀과는 상관이 없으며, 해당 도로는 복구했다”고 밝혔다. 에스엘알클럽 누리집 갈무리
6월 28일 오후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서울 송파구 석촌호수 근처 ‘싱크홀’ 추정 사진. 송파구청은 30일 “싱크홀과는 상관이 없으며, 해당 도로는 복구했다”고 밝혔다. 에스엘알클럽 누리집 갈무리
서울시, 제2롯데월드 임시사용 불허
‘싱크홀’ 불안 민심 들어보니…
석촌호수 수위 저하·도로침하 등
롯데 적극대처 안해 주민 불안 심화
“지반 약해져 건물 쓰러지면 어쩌나”

부동산 시장은 악영향 우려 ‘쉬쉬’
송파구, 뒤늦게 현장조사 등 나서

17일 오전 11시30분 서울 송파구 잠실의 초고층 제2롯데월드 공사현장 주변으로 인부들이 쏟아져 나왔다. 바로 옆 석촌호수 위에는 작은 보트가 떠 있었다. 롯데월드에서 고용한 2명이 지난 14일부터 하루나 이틀 주기로 부유물을 건져내고 녹조를 없애는 약품 처리를 한다. 석촌호수 관리사무소는 ‘물이 빠진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롯데 쪽에서 나서서 하기 시작했다고 했다. 수변무대 옆으로는 공사 시작 뒤 어디론가 빠져나가는 호숫물을 채우려고 펌프로 끌어올린 한강물이 쏟아져 들어왔다. 수위 4.7~4.9m를 맞추기 위해서다.

송파구 삼전동 주민 임덕영(78)·심영애(68)씨 부부는 호수 옆 산책로를 따라 운동중이었다. 임씨는 석촌호수 수위 저하에 따른 것으로 추정되는 도로 침하(싱크홀)에 대한 불안감을 숨기지 않았다. “주변에서 걱정을 많이 하죠. 기초공사야 롯데가 알아서 잘 했겠지만 지반이 약해지면 어디든 주저앉을 수 있지 않겠어요?” 아내 심씨도 거들었다. “건물이 쓰러지면 어쩌나. 구청이나 시에서 아무 설명도 없었어요.”

30년째 송파구 신천동에 사는 장아무개(65)씨도 같은 생각이다. 장씨는 “연초부터 (제2롯데월드) 저층부를 개장한다고 하더니, 이제 보니 롯데가 준비도 안 하고 말만 앞선 거 아니었나 싶다. 호숫물이 왜 줄어드는지 조사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롯데가 잠실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크기 때문에 구청이나 의회가 롯데로부터 자유롭지 않다는 건 이 동네 사람은 다 아는 이야기”라고 했다.

건물이 높이 올라갈수록 불안감도 함께 커지고 있지만 부동산 시장에서는 집값이 떨어질까봐 쉬쉬하는 분위기다. 송파구 방이동 ㄱ부동산 한아무개(51) 실장은 “아직은 건물 투자 문의가 계속 들어온다. 하지만 누구도 소문에 대해 확인해주고 있지 않으니 주민 입장에서는 롯데나 송파구청, 서울시 발표를 믿는 수밖에 없지 않겠냐”고 했다.

주민들이 느끼는 불안은 제2롯데월드 공사현장 안팎의 안전 문제에 대해 롯데가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으면서 악화된 측면이 크다. 특히 롯데는 석촌호수 수위 저하와 지반 침하 현상 등이 제2롯데월드 공사와 전혀 관련이 없다는 입장만 되풀이하면서 불안감을 가중시켰다.

여론이 나빠지자 롯데와 송파구청은 뒤늦게 수습에 나섰다. 롯데는 지반 침하 현상과 관련해 영국의 엔지니어링 업체인 ‘아룹’에 조사를 의뢰했다. 아룹은 조사에 앞서 7월 초 석촌호수 주변 현장실사를 했다. 롯데는 한국지반공학회에도 조사를 의뢰할 계획이다.

서울시도 지난달 9일 롯데가 낸 제2롯데월드 저층부 임시사용승인 신청에 대해 “미비 사항을 보완하라”고 롯데 쪽에 통보한다고 이날 밝혔다. 이에 따라 롯데가 미리 개장하려 한 명품관 등 저층부는 당분간 문을 열지 못하게 됐다. 서울시는 “지난해부터 올해 초까지 장비 추락, 배관 파열, 화재 등 안전사고가 연이어 발생했다. 저층부를 개장하면 잠실역 사거리의 교통정체가 가중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라며 보완을 요구한 이유를 설명했다.

최우리 음성원 기자 ecowoo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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