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 여성 성적 대상화…다문화 가정도 왜곡
SNS에서 비판 쏟아지자 광고 삭제하고 사과
SNS에서 비판 쏟아지자 광고 삭제하고 사과
탈북 여성과 한국 남성을 이어주는 부산의 한 결혼정보업체가 탈북 여성을 비하하는 광고를 SNS에 올렸다가 비판이 쏟아지자 이를 삭제했다.
ㅇ결혼정보회사는 20일 페이스북에 ‘북한 여성의 장점’이라는 제목의 만화 광고를 10편 게재했다. 만화는 탈북 여성을 묘사하면서 성적으로 대상화시켰다. 이 가운데 한 편을 보면, “북한 여성들은 한국에서 혼자 살면서 외로움을 지니고 살고 있다. 좋은 분을 만나서 결혼을 하고자 하는 진정성을 가지고 평균 2~3회 안에 성혼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글과 함께 탈북 여성이 속옷만 입은 채 남성을 껴안고 있는 장면을 그렸다.
이 업체의 광고는 다문화 가정에 대한 혐오감도 드러내고 있다. 다른 만화를 보면, 다문화 가정의 아이를 ‘피부색이 이상하고 우리말도 잘 못하는 친구’라고 표현하면서 북한 여성의 장점을 ‘혼혈아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고 꼽았다.
광고에는 또 “북한 여성들은 동방예의지국의 ‘효’를 공유하고 있어서 시부모님을 모시려하는 경우가 대부분” “북한은 군 생활이 10년이 넘어 북한 여성에게 ‘10살 차이는 일도 아니다’ 등 근거 없는 주장들도 실려 있다.
탈북 여성 지원단체인 ‘여성 인권을 지원하는 사람들’의 조영숙 이사는 “북한 여성들은 남쪽보다 오히려 남녀 평등교육을 더 철저히 받고, 국경을 넘어왔기 때문에 생존력이 강하다”며 “그런데 이들을 말 잘듣는 순종적인 여성들로 매도해 남성들을 현혹하는 건 사기에 가깝다”고 비판했다.
이 업체의 대표는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여러 문제 제기가 있어 게시물을 지웠다. 표현이 적절하지 못했던 점을 사과한다”고 말했다.
박수지 기자 suji@hani.co.kr
한 결혼정보업체가 ‘북한 여성의 장점’ 이라는 제목으로 탈북 여성 비하한 만화 광고를 SNS에 올려 물의를 일으키고 있다.
한 결혼정보업체가 ‘북한 여성의 장점’ 이라는 제목으로 탈북 여성 비하한 만화 광고를 SNS에 올려 물의를 일으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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