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포그래픽] 7월14일부터 시작된 ‘기약없는 나날’
목숨 건 투쟁, 누가 그 길을 가라했나
목숨 건 투쟁, 누가 그 길을 가라했나
유민 아빠 김영오(47)씨가 46일 동안의 단식을 시작한 건 7월14일이었다. 새누리당의 거부로 7월12일로 예정됐던 국정조사특위의 청문회가 어그러진 뒤다. 새누리당은 세월호특별법 제정을 위한 3차 협의체 구성도, 세월호특별법 태스크포스 협의에 유가족이 참관하는 것도 거부했다. “수사권과 기소권을 갖고 성역 없이 진상규명을 할 수 있는 특별법을 제정해 달라”는 세월호 유가족들의 단식 농성은 벼랑 끝 선택이었다.
자녀를 잃은 부모들은 무더위 속에 속속 쓰러졌다. 8월7일부터는 김영오 씨만 단식 농성을 했다. 나머지 부모들은 대신 릴레이 단식 농성을 했다. 김씨는 “딸 유민이에게 해준 것이 너무 없어 미안한 마음”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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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이 8월16일 김영오씨를 만나면서 세월호특별법 제정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졌다. 하지만 새누리당과 청와대는 묵묵부답이었다. 단식 40일째인 8월22일, 김씨는 건강이 악화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유족들은 ‘한 번만 만나달라’며 청와대로 향했다.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부산 자갈치 시장을 방문했다.
일부 언론은 김영오씨 사생활 캐기에 나섰다. 악성 루머가 퍼졌다. 25일 <조선일보> 등이 월 회비 3만원에 불과한 국궁 활동을 “호화 취미”라고 보도했다. 26일에는 종편 등이 세월호 참사 다음날 체육관을 찾은 박근혜 대통령에게 항의하는 김씨의 모습을 집중 보도했다.
김씨의 건강은 점점 악화했다. 주치의는 대사 이상으로 심부전, 호흡부전 등 위험한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고 했다. 김씨는 28일 단식을 중단했다. 둘째 딸과 노모에 대한 걱정 때문이라고 했다.
유경근 세월호 가족대책위 대변인은 “세월호 희생자, 피해자 가족 중 누구 한 명도 성금과 보상금 등 단 한 푼의 돈도 받은 적이 없다”며 “루머나 흑색선전엔 법적 대응하겠다”고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아직 싸움은 끝나지 않았다.
정유경기자ed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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