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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진도 주민들 “저기…체육관 좀 비워주세요”

등록 2014-09-26 17:05수정 2014-09-26 20:59

세월호 참사로 실종된 양승진 단원고 교사의 아내 유백형씨가 사고 발생 140일째인 지난 2일 오후 전남 진도군 진도체육관을 떠나지 못한 채 여름옷들을 정리해 상자에 담고 있다. 진도/류우종 기자 wjryu@hani.co.kr
세월호 참사로 실종된 양승진 단원고 교사의 아내 유백형씨가 사고 발생 140일째인 지난 2일 오후 전남 진도군 진도체육관을 떠나지 못한 채 여름옷들을 정리해 상자에 담고 있다. 진도/류우종 기자 wjryu@hani.co.kr
아직 10명이나 남았는데
국민들에 잊혀질까 우려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피붙이의 주검이라도 찾기 위해 160여일째 전남 진도실내체육관에 머물고 있는 실종자 가족들이 체육관을 비워 달라는 진도 군민들의 요구에 가슴앓이를 하고 있다.

26일 세월호 실종자 가족들의 말을 종합하면, 세월호 참사 진도군 범군민 대책위원회는 지난 25일 저녁 진도실내체육관을 찾아가 ‘비워달라’는 뜻을 전달했다. 군민 50여명이 방문에 동참했지만, 교대로 체육관에서 기거하는 유가족의 제지로 실종자 가족들을 만나지는 못했다.

대책위는 “사고 수습을 위해 자원봉사와 수색작업에 적극 참여해 왔다. 하지만 수습이 기약도 없이 장기화하면서 예정됐던 문화·예술·체육 행사가 잇따라 취소되고, 내년에 치를 전남도민체육대회를 준비하기도 어렵다”며 이렇게 요구했다.

대책위는 또 “실종자 가족의 건강 회복과 진도 군민의 일상 회복을 위해 실내체육관의 임시거처를 수색작업 현장인 팽목항이나 인근 전남대 자연학습장으로 옮겨주기를 간곡하게 부탁한다”고 밝혔다. 세월호 침몰 현장인 맹골수도로 가는 길목인 팽목항은 진도실내체육관에서 남쪽으로 23㎞ 떨어져 있고, 전남대 진도자연학습장은 팽목항에서 3㎞를 더 들어가야 한다.

실종자 가족들은 진도 군민의 심정은 이해하지만, 희생자를 기다리는 국민과 가족의 염원이 응축된 공간을 떠나고 싶지 않다고 밝혔다.

실종된 단원고 2학년 현철군의 아버지 남경원(45)씨는 “이곳에 들어오고 싶었던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 그런데도 우리가 마치 부적절하게 공간을 점유하고 있는 것처럼 내몰리는 현실이 가슴아프다”라고 한숨지었다. 동생과 조카를 찾지 못하고 있는 권오복(60)씨는 “혈육을 기다리다 쓰러지기 직전인 실종자 가족들의 가슴을 헤집는 요구”라며 서운해했다.

이들은 일부 유족들의 대리기사 폭행사건의 여파가 채 가시기도 전에 참사의 아픔을 상징하는 진도실내체육관마저 비우면 국민적 관심이 급격하게 떨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실종자 가족들은 지난 4월16일 사고 직후부터 이날까지 164일째 범정부사고대책본부에서 마련한 진도실내체육관에서 임시로 거처하고 있다. 7월18일 이후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는 실종자 10명(학생 5명·일반인 3명·교사 2명)의 수색작업을 지켜보며 체육관 바닥에서 노숙이나 다름없는 악조건을 버티고 있다.

광주/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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