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불교사회연구소 여론조사, 국정 불만족 56.6%
정치상황 불만족 67.5%…불확실한 미래 때문에 ‘불행’
정치상황 불만족 67.5%…불확실한 미래 때문에 ‘불행’
현정권의 국정운영능력에 대해 잘하고 있다는 응답은 9.1%에 불과한 반면, 불만족스럽다는 응답이 56.5% 이른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조계종 불교사회연구소(소장 법안스님)는 지난 8월 만 16세 이상 국민 1500명을 대상으로 ‘2014년 한국의 사회·정치 및 종교에 관한 대국민 여론조사’를 실시해 이런 결과를 29일 발표했다. 이 조사는 불교사회연구소가 종교에 상관 없이 전국민 여론을 알아보기 위해 3년마다 정기적으로 실시하는 것이다.
이 조사에 따르면 현정권의 국정운영 능력에 대해 △‘매우 만족’은 0.4% 다소 만족은 8.7% △매우 불만은 14.8% △다소 불만은 41.7%로 나타났다. 응답자 가운데는 ‘무종교인들’(60.1%)의 불만이 가장 높았고, 그 뒤를 △개신교(56%) △불교(52.9%) △천주교(50%)가 이었다.
또 한국의 정치상황에 대해서도 ‘만족하고 있다’는 응답자는 6%에 불과데 반해 ‘불만족하고 있다’는 답변이 67.5%로 조사됐다.
이번 조사 결과에선 현정권의 국정운영능력과 현 정치상황에 대해 국민들의 불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보인다.
이와함께 북한에 대해서는 ‘부정적’이라는 답변이 60.9%로, 긍정적이라는 답변인 33.7%를 두 배 가까이 상회했다. 북한에 식량이나 약품 등을 인도적으로 지원하는 것에 대해서는 △56.3%가 ‘상황을 고려해 전략적으로 추진해야한다’ △27%가 ‘중단해야 한다’ △11.5%가 ‘계속되어야한다’ 순으로 답했다.
각 종교별로 현재 삶의 만족도를 묻는 조사에선 전반적으로 개신교인이 행복도와 불행도가 다같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삶에 대한 행복도에선 행복하다(‘매우 행복’ 6.7%+‘다소 행복’38.1%)가 44.8%로, ‘행복하지 않다’(15.3%)보다 월등하게 높게 나왔다.
종교별로 행복하다는 응답자는 개신교가 54.9%로 가장 많았고, △천주교(48.2%) △종교없음(41.8%) △불교(40.6%) 순이었다. 불행하다는 응답자는 △천주교(16.5%) △종교없음(16.3%) △불교(15%) △개신교(13.1%) 순이었다.
행복을 위해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는 건강(50.2%)과 ‘화목한 가정’(42.9%), ‘경제적 풍요’(42.9%)를 주로 꼽았고, ‘마음의 평안(종교)’은 11개 요소 중 9위로 나타났다.
자신의 삶을 불행하게 만드는 요소로는 ‘불확실한 미래’라는 응답자가 30.8%로 가장 많았고, ‘지나친 경쟁으로 인한 스트레스’(14.5%), 빈곤(9.5%) 순으로 조사됐다.
한국사회에서 소중한 사회적 가치로는 복지후생이란 응답이 30.1%로 가장 높았고, 다음으로 △경제 성장(27.2%) △공정과 평등(24.1%) △인권 존중(21.2%)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이 조사는 3년전 조사에 비해 민주주의와 화합·조화에 대한 선호가 높아진 반면 생명존중에 대한 선호는 낮아져, 비민주성과 사회분열에 대한 국민적 우려를 반영했다.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사회문제로는 빈부격차라는 응답이 44.3%로 가장 높았고, △부정부패(24.9%) △정치 불안정(24.1%) △범죄 및 일탈(22.4%) △노인문제(14.2%) △교육문제(10.8%) △가족해체(10.1%) 순으로 나타났다.
주요 쟁점에 대한 조사에서 뇌사 제도의 법적 인정과 관련해서는 찬성(50.7%)이 반대(11.1%)보다 앞도적으로 높았다.
한편 국내 종교 가운데 천주교의 신뢰도를 1∼5점 척도로 조사한 결과 천주교에 신뢰도가 3.39로 가장 높고, △불교 3.32 △개신교 2.92 △원불교 2.41 △이슬람 2.17로 집계됐다.
천주교는 각 종교가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 크기에서도 3.40으로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으며, 다음은 개신교(3.32), 불교(3.27), 원불교(2.37), 이슬람(2.14) 순이었다.
사회 발전에 기여한 종교를 묻는 말에는 ‘없다’는 응답이 31.7%로 가장 많았다.
종교별 기여도는 불교(30.2%), 개신교(20.1%), 천주교(15.8%) 순으로 나타났다.
2011년 조사와 비교할 때 사회 발전에 기여한 종교가 없다는 응답은 크게 늘어난 반면 각 종교에 대한 긍정적 평가는 상당 폭 감소하는 등 종교의 사회적 영향력이 전반적으로 감소한 것으로 연구소는 분석했다.
종교 간 갈등 원인을 제공하는 종교로는 개신교라는 답변이 59.2%로 압도적으로 많았고, 불교는 15.9%, 천주교는 7.9% 순이었다.
이번 조사는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대면조사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53%포인트다.
조현 종교전문기자 c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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