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이 세월호 수중수색 종료 발표를 한 11일 오전 전남 진도체육관에서 세월호 실종자 가족과 유가족 등이 이 장관의 발표를 지켜보고 있다. 진도/연합뉴스
실종자 가족 “인양만이 남은 희망”
“이제 마지막으로 남은 희망은 선체 인양뿐입니다. 한 줄기 희망의 빛을 안고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전남 진도체육관에서 7개월째 가족을 기다리고 있는 세월호 실종자 가족들은 11일 오전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의 수중수색 중단 담화를 눈물로 받아들였다. 특히 경기 안산 단원고 학생들의 부모들은 아직 돌아오지 못한 자식을 두고도 수색 중단을 받아들여야 하는 참혹한 현실에 한동안 흐느꼈다. 안산에서 내려온 유가족과 자원봉사자 등은 이들의 손을 맞잡고 슬픔을 함께 나누며 위로했다.
세월호 사고 실종자 가족대책위원회(대책위)는 이날 이주영 장관 담화 직후 진도체육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추가적인 인명 피해가 우려돼 수중수색을 중단하는 데 동의했지만 9명의 실종자를 찾기 위한 선체 인양 등 방법을 깊이 고민해야 한다”고 정부에 촉구했다. 정부가 선체 붕괴와 수온 저하 등으로 수중수색을 중단할 수밖에 없다면 실종자를 찾기 위해 대안을 내놓아야 한다는 것이다.
대책위는 기자회견에서 선체 인양을 강하게 요구했다. 가족들은 “상황에 따라 인양 안 하겠다는 것 아니냐”며 의구심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정부 안팎에서 돈이 많이 들고 시간이 오래 걸린다며 선체 인양에 미온적인 분위기가 감지돼 왔기 때문이다. 가족들은 이 장관이 인양을 위해 기술 검토, 전문가 의견 수렴, 국민적 공론화 등을 거쳐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서 결정한다는 복잡한 절차만 설명하고 인양 시기를 ‘적절한 시점’이라고 얼버무린 점들을 서운해하고 있다.
실종자 가족들은 이날 오후 이 장관을 만난 자리에서 “‘마지막 한 명의 실종자까지 찾아 가족의 품에 안겨드리겠다’고 했던 약속을 끝까지 책임지고 지키는 정부를 보고 싶다”고 호소했다.
실종자 가족들은 수색 중단에도 15일가량 진도에 더 머물기로 했다. 그때까지 정부의 인양 준비 상황을 지켜보며, 실종자 가족, 정부 관계자, 인양 전문가, 법률 대리인 등으로 이뤄질 ‘세월호 인양을 위한 정부-가족 간 협의체’를 구성하는 데 참여할 방침이다.
광주/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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