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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유족들 “판결과 법 감정 괴리…진실규명 국민 도움 절실”

등록 2014-11-11 20:52

세월호 참사 희생자·실종자·생존자 가족대책위원회가 11일 오후 광주 동구 지산동 광주지법 앞에서 세월호 선원들에 대한 1심 판결에 대해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광주/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세월호 참사 희생자·실종자·생존자 가족대책위원회가 11일 오후 광주 동구 지산동 광주지법 앞에서 세월호 선원들에 대한 1심 판결에 대해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광주/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정의 세워지는 것 지켜볼 것”
슬픔·분노속 진상조사 매진 뜻
“선원들에 진실 밝히라 보낸 편지
이 선장 등 5명 반성없이 반송”
광주 시민들, 강력처벌 주장도
“차라리 그냥 풀어줘라. 이게 국민을 위한 나라냐.”

11일 오후 세월호 선장 이준석씨 등에게 적용된 살인죄에 대해 법원이 무죄를 선고하자 광주지법 법정 안에서 방청하던 유가족들이 술렁거렸다. 유가족들은 이 선장에게 36년형이 선고되자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일부는 “누구를 위한 법이냐, 이런 식이니 불법이 판치는 더러운 나라가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부는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1심 선고 직후 세월호 참사 희생자·실종자·생존자 가족대책위원회는 광주지법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대책위는 “가족들의 기대는 무참하게 무너졌다”며 “300여명을 죽이고도 끄떡없이 목숨을 보전할 수 있는 나라는 정의가 없는 나라”라고 항변했다.

이들은 “국회 앞, 서울 광화문, 청운동에서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해 노력했지만 이 나라는 유가족들의 바람을 제대로 들어주지 않았다. 1심의 선고 결과에서도 그렇게 느낀다”고 말했다. 세월호 참사 단원고 희생자 최진혁군의 어머니 고영희씨는 “이런 결과를 희생된 아이들한테 어떻게 이야기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맥이 탁 풀려 한숨밖에 나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40여명의 유가족들은 회견 내내 슬픔과 분노를 표현하면서도 1심 결과에 좌절하지 않고 진실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위해 매진하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이들은 “국민의 법감정과 판결 결과는 너무나도 괴리가 있다”며 “답답하고 화가 치밀어 오르지만 포기하지 않고 정의가 세워지는 것을 지켜보겠다”고 강조했다.

박종대 대책위 부위원장은 “실종자 9명이 아직도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형사재판도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세월호 특별법에 따른 진상조사도 이제 시작이다. 국민들의 도움이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지난 6월 재판 시작부터 유가족들한테 도시락을 전달하고 인간 띠잇기로 응원해온 광주시민들의 가슴에도 구멍이 뚫렸다. 광주시민상주모임 지정남 대표는 “참담하다. 1심 판결로 또다시 상처를 받은 가족들을 어떻게 위로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한숨지었다. 이 단체의 장헌권 목사는 “선원 15명에게 진실을 밝히라는 편지를 보냈지만 이 선장 등 5명은 편지를 되돌려보냈다. 반성없는 피고인을 강력히 처벌해야 마땅하다”고 말했다.

이날 재판이 실시간 중계된 수원지법 안산지원 법정에서도 유가족들의 울음이 이어졌다. 유가족들은 선고 순간 “이게 무슨 재판이냐”며 울부짖었다. 일부 유족은 재판이 끝난 뒤에도 법정에 남아 자식의 이름을 부르며 울부짖거나 고개를 숙인 채 한동안 자리를 뜨지 못했다.

긴장 속에 화면을 지켜보던 이들은 재판부가 이 선장의 살인죄를 무죄로 판단하자 “이런 나라가 어딨냐”, “그래 다 무죄라고 해라”, “더 들을 필요가 없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한 유족은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결과가 나왔다. 뭐라고 말할 가치도 없는 판결”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산지원은 대법원 법원행정처의 ‘법정 방청 및 촬영 등에 관한 규칙’ 일부 개정에 따라 지난 8월부터 경기 안산에 거주하는 유족들을 위해 광주지법에서 열리는 재판을 중계해왔다. 광주 안산/안관옥 김기성 기자

박현정 <한겨레 21>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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