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가부, 학생·학부모 5천명 조사
부모와 대화를 많이 할수록 청소년의 가출 충동이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잠을 덜 잔다고 학업 성취도가 높은 건 아니었다. 가족끼리 대화 없이 밤새워 공부만 해선 화목한 가정도 좋은 성적도 보장받지 못한다는 사실이 확인된 셈이다.
여성가족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2014 청소년종합실태조사’를 27일 발표했다. 청소년종합실태조사는 3년마다 실시하는 국가승인통계로, 이번 조사는 지난해 9월 2주간 만 9~24살 청소년 3000명과 주양육자 2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면접조사가 바탕이 됐다.
한국 청소년들은 10명에 4명(40.6%)꼴로 가출 충동을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부모와 대화가 많을수록 가출 충동이 낮았다. 가출 충동을 ‘전혀 없다’(1점)부터 ‘항상 있다’(4점)까지 나눠 조사했을 때, 아버지와 ‘전혀 대화를 하지 않는다’고 대답한 청소년의 가출 충동이 1.77인 반면 ‘2시간 이상 대화한다’고 답한 청소년은 1.33으로 떨어졌다. 어머니와 대화 시간과 가출 충동의 상관성도 이와 비슷하게 나타났다. 이번 조사 책임자인 백석대 유성렬 교수(청소년학)는 “가정불화가 가출에 끼치는 영향을 전국 단위로 조사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가출에 청소년 개인의 문제뿐만 아니라 부모의 역할이 그만큼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청소년들은 평일 수면시간이 길수록 스스로 인식하는 학업성취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유성렬 교수는 “무작정 잠을 줄여 공부하는 것보다 적당한 수면시간이 학업성취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해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청소년 평균 수면시간은 평일 7시간27분이며, 밤 11시46분에 잠들어 7시13분에 깨어났다. 2011년 조사 때에 비해 수면시간이 10분 늘었다. 하지만 여전히 독일(8시간6분), 스웨덴(8시간26분) 등에 비해 최소 30분 이상 잠이 부족하다. 나이대별로 나눠 보면, 만 9~12살까진 평균 8시간43분 자다가 본격적으로 시험 스트레스를 받게 되는 중고등학생(만 13~18살) 시기엔 7시간6분으로 수면시간이 크게 줄었다. 그러다 고졸 이후인 만 19~24살에선 다시 7시간19분으로 10분 넘게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수지 기자 suj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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