팽목항서 세월호 실종자 수습·인양 문화제
도보행진단, 생존학생 27명, 시민 3000명 참석
조은화양 어머니 이금희씨 딸 생각애 울먹
도보행진단, 생존학생 27명, 시민 3000명 참석
조은화양 어머니 이금희씨 딸 생각애 울먹
14일 진도 팽목항에선 눈물의 문화제가 열렸다. 단상의 실종자 가족과 희생자 유족은 아파서 울고, 단하의 시민들은 안타까워 울었다. 전국에서 모인 시민 3000여명은 “울지마세요”, “끝까지 함께 할게요”라며 가족들을 따뜻하게 격려했다.
4·16 세월호 참사 피해자 가족협의회와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회의는 이날 오후 5시40분 진도군 임회면 팽목항에서 ‘온전한 실종자 수습과 온전한 세월호 인양을 위한 팽목한 문화제’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지난달 26일부터 안산에서 팽목항까지 450㎞를 달려온 도보행진단과 세월호에 승선했다 생존한 단원고 학생 27명을 비롯해 전국에서 진실버스를 타고 달려온 시민 등 3000여명이 참석했다.
문화제는 문규현 신부가 세월호 실종자 9명의 이름을 일일이 부르는 것으로 개막됐다. 이날 오전 맹골수도의 사고현장을 다녀온 단원고생 조은화양의 어머니 이금희(47)씨는 “발밑에 딸을 두고도 꺼내주지 못하고 돌아올 수밖에 없어 가슴이 미어진다. 제발 국민 여러분이 도와주세요”라고 울먹였다.
도보행진단 박영호 단장은 “우리의 행진은 팽목항이 끝이 아니다. 실종자를 가족의 품에 돌려주고, 진실을 인양할 때까지 포기하지 않고, 지치지 않고 꿋꿋하게 걸어가겠다”고 다짐했다.
세월호 가족협의회 전명선 대표도 “실종자를 마지막 한명까지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내주겠다고 했던 박근혜 대통령의 약속은 어디로 갔는가. 정부와 여당은 특별조사위원회를 방해하고 무력화하려는 시도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래군 세월호참사 국민대책회의 공동운영위원장은 “같이 걸어주고, 손잡아 주고, 눈물을 흘려준 국민들이 있는 한 진실은 반드시 규명될 것”이라며 “16일 서울 광화문에서 진실과 안전을 위한 국민연대를 발족할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문화제를 마친 뒤 하늘의 별이 된 희생자들을 위로하고, 가라앉은 세월호를 인양하도록 촉구하며 노란 풍선 1000여개를 밤하늘로 날려보냈다.
유경근 가족협의회 대변인은 “국민의 61%가 세월호를 인양하는 것을 바라고 있다. 도보행진 때 국민 5만여명이 세월호 인양 서명운동에 동참했다”고 밝혔다.
가족협의회는 16~17일 서울역과 용산역 고속터미널 등지에서 귀향하는 국민들한테 안내책자를 나눠주고, 19일 설에는 국민들이 마련해준 제수로 차례상을 차릴 예정이다. 진도/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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