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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천안 아파트 살인 피의자 “국정원이 도청”

등록 2015-02-23 16:49수정 2015-02-23 17:07

범행 이틀 전 112에 6차례 전화해 ‘횡설수설’
피해망상에 의한 범행 추정
참변 당한 일가족은 전날 이사 와 ‘날벼락’
충남 천안의 한 아파트에서 일어난 살인사건은 피의자가 불안 증세에 시달리다 벌인 범행인 것으로 추정됐다. 피의자는 이틀 전 ‘이상한 사람이 자신을 죽일 것 같다’는 내용으로 경찰에 6차례나 신고를 한 것으로 밝혀졌다.

충남 천안서북경찰서는 23일 오전 7시께 천안시 서북구 직산읍 ㅇ아파트 8층에 사는 박아무개(57)씨와 박씨의 부인 정아무개(51)씨, 딸(21)을 흉기로 찌른 뒤 6층 자신의 집으로 돌아와 부인 윤아무개(29)씨까지 흉기로 찌른 혐의(살인 등)로 고아무개(31)씨를 붙잡아 조사중이라고 밝혔다. 고씨가 휘두른 흉기에 찔린 박씨는 응급치료를 받다 숨졌으며, 다른 3명 또한 중태다. 설 연휴 뒤 아침에 참변을 당한 박씨 가족은 전날인 22일 오전에 이 아파트로 이사를 왔다.

경찰 조사 결과 고씨는 3년 전부터 의처증이 있었고 범행 3일 전부터 ‘국정원이 도청장치를 하여 누군가가 감시하고 있다’며 불안 증세를 호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고씨의 부인 윤씨는 경찰 조사에서 “오늘 새벽 남편이 갑자기 베란다 쪽으로 뛰어나갔고, 잠시 뒤 위층에서 우당탕 소리가 났으며, 갑자기 현관문을 두드리는 소리나 나서 문을 열자 피해자 박씨의 딸이 피를 흘리며 ‘신고해 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윤씨는 곧바로 119에 신고를 했으며, 이 과정에서 남편 고씨가 휘두른 흉기에 머리와 얼굴 등을 여러 차례 찔렸다. 숨진 박씨의 부인 정씨는 “오늘 새벽 출근하기 위해 화장실에 들어갔는데 갑자기 피의자 고씨가 문을 열고 들어와 흉기로 자신을 찔러 비명을 질렀으며, 방에서 잠을 자던 남편 박씨가 나와 고씨를 끌고 나가면서 몸싸움을 벌이는 사이 화장실 문을 잠그고 있어 이후 상황을 모른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앞서 피의자 고씨는 이틀 전인 21일 오전 10시56분부터 저녁 7시24분 사이 모두 6차례 112에 전화를 걸어 “전 모 도지사로부터 위협을 받고 있다” “이상한 사람이 도지사 뺑소니 사건 때문에 죽일 것 같다” “사복 경찰관이 왔다”는 등의 말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신고를 받은 경찰은 현장에 출동해 고씨와 부인의 말을 듣고 돌아갔다.

경찰은 고씨가 정신병력이 있는지 국민건강보험공단에 확인했지만 치료 내역이 없다는 회신을 받았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 고씨가 6층 자신의 집에서 베란다 쪽 가스배관이나 난간을 타고 8층으로 올라간 것으로 보인다. 고씨가 현재 불안 증세를 보여 조사를 하지 못하고 있지만, 가족 진술과 이틀 전 112 신고 내용 등으로 미뤄 피해망상으로 인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고씨가 마약 등의 약물을 복용했는지 확인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정을 의뢰하고, 피해자들을 상대로 정확한 사건 경위를 계속 조사하고 있다.

전진식 기자 seek16@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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