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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헬기장 아닌 좁은 방파제에 Ⓗ글자만…

등록 2015-03-15 20:05수정 2015-03-15 20:59

해경 헬기 추락 사고 다음날인 14일 오후 전남 신안군 가거도 헬기 이착륙장에서 수색 작업에 동원된 소방헬기가 이륙 준비를 하고 있다.   신안/연합뉴스
해경 헬기 추락 사고 다음날인 14일 오후 전남 신안군 가거도 헬기 이착륙장에서 수색 작업에 동원된 소방헬기가 이륙 준비를 하고 있다. 신안/연합뉴스
가거도 헬기 사고, 착륙 시설 ‘날림’
섬 432곳 중 헬기장 설치 83곳뿐

지난 13일 밤 응급환자 이송을 위해 출동한 해경 헬기가 추락해 대형 인명피해가 발생한 배경에는 간단한 유도등조차 갖추지 못한 낙도의 열악한 착륙시설 문제가 있다.

사고 헬기가 착륙하려던 장소는 전남 신안군 가거도항 방파제 위에 흰색으로 그려진 지름 19m짜리 원형 실선 표지다. 한가운데 에이치(H) 자를 써넣은 이 표지는 너비가 22m에 불과한 좁은 방파제 위에 아슬아슬하게 설치돼 있다. 야광 표지나 유도등, 조명등도 없다. 이 때문에 사고가 난 13일에도 밤중에 헬기가 도착하자 공중보건의와 공무원, 환자 부모 등 10여명이 방파제에서 작은 손전등으로 착륙을 유도했지만 해무가 짙어 사고를 막지는 못했다.

앞서 서해해양경비안전본부는 지난달 26일 “가거도와 홍도 착륙장에 야간 등화시설이 없어 운항이 어렵다. 착륙장을 다른 장소로 옮겨주거나 야간 안전시설을 설치해 달라”고 요구하는 공문을 전남도에 보내기도 했다. 송나택 서해해경본부장은 “가거도처럼 착륙장이 없는 지역은 야간에 조명·유도시설이 없어 위험하기 짝이 없다”고 했다. 고경남(50) 흑산면 가거도출장소장은 15일 “헬기를 손전등으로 유도해 비좁은 방파제에 착륙시키는 원시적인 방식이 결국 사고를 불렀다”고 했다.

전국의 유인도 432곳 가운데 제대로 된 헬기장을 갖추고 있는 섬은 83곳에 불과하다. 가거도처럼 헬기장이 없는 경우엔 학교 운동장이나 방파제 등에 헬기를 착륙시킨다. 해경 보유 헬기 18대엔 모두 ‘랜딩(착륙) 라이트’가 장착돼 있지만, 자동차 전조등 수준이어서 야간 착륙을 위해서는 유도등이나 조명시설이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해경은 도서지역에 그나마 설치된 헬기장 83곳 가운데 야간 안전시설이 설치된 곳은 울릉도·흑산도 등 11곳에 불과하다고 했다. 서울 등 대도시는 고층 아파트 옥상에도 설치돼 있는 헬기 착륙장과 유도등 같은 안전시설이, 정작 긴급을 요하는 경우가 많은 낙도지역에는 갖춰지지 않은 셈이다.

국토교통부의 헬기장 시설 설치 기준은 ‘야간 또는 저시정 상태에서 사용되는 헬기장 명칭 표지는 내부 또는 외부에 조명을 설치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목포/안관옥 기자, 박태우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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