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성완종, 북한산서 목숨 끊어…검찰 “경남기업 수사 어려워”

등록 2015-04-09 19:38수정 2015-04-10 10:37

‘자원외교 비리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이 청구됐다 유서를 남기고 잠전한 뒤 자살한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시신을 9일 오후  경찰이 서울 성북구 평창동 일대 야산에서 발견한 뒤 병원으로 옮기고 있다. 이종근 기자
‘자원외교 비리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이 청구됐다 유서를 남기고 잠전한 뒤 자살한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시신을 9일 오후 경찰이 서울 성북구 평창동 일대 야산에서 발견한 뒤 병원으로 옮기고 있다. 이종근 기자
9일 새벽 집 나간지 10시간만에
형제봉 매표소 인근서 주검 발견
“억울…어머니묘 옆 묻어달라” 유서
250억 횡령 혐의 영장심사 직전
검찰 “다른 자원외교 수사 계속”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
‘자원개발외교 비리’와 관련해 회삿돈 횡령 혐의 등으로 사전구속영장이 청구된 성완종(64) 전 경남기업 회장이 영장실질심사가 예정돼 있던 9일 억울하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성 전 회장은 하루 전 기자회견을 자청해 혐의를 강하게 부인하기도 했는데, 주요 피의자의 갑작스런 사망에 검찰은 당혹해하고 있다.

성 전 회장은 이날 새벽 5시께 ‘억울하다’ ‘어머니 묘소 옆에 묻어달라’는 등의 내용을 적은 유서를 남기고 서울 청담동 집을 나섰다. 오전 8시께 성 전 회장의 운전기사와 아들의 실종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방범순찰대 등 인원 1500여명과 헬리콥터 2대, 수색견 5마리를 동원해 성 전 회장의 휴대전화 신호가 잡힌 북한산 일대에서 대규모 수색 작업을 벌였다. 수색에는 인근 군부대도 동원됐다. 경찰은 자택 주변 방범용 카메라 영상을 통해, 성 전 회장이 새벽 5시11분께 청담동 집에서 나와 인근 호텔까지 걸어서 이동한 뒤 택시를 탄 사실을 확인했다. 휴대전화 위치추적 결과, 성 전 회장은 평창파출소~서울예술고~형제봉 능선~정토사 등 평창동 일대를 이동한 것으로 분석됐다. 7시간이 넘는 수색 끝에 경찰은 이날 오후 3시32분께 북한산 형제봉 매표소에서 300m가량 떨어진 장소에서 숨진 성 전 회장을 발견했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임관혁)는 9500여억원을 분식회계해 자원개발 등의 명목으로 800여억원의 부당대출을 받고, 회삿돈 250여억원을 횡령한 혐의(자본시장법 위반,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의 사기·횡령)로 성 전 회장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지난 6일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은 성 전 회장은 이날 오전 10시30분 서울중앙지법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을 예정이었다.

검찰은 성 전 회장의 잠적 사실이 알려진 이날 오전 “경찰과 긴밀히 공조해 불행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성 전 회장이 숨진 채 발견되자 “검찰 수사 중에 불행한 일이 발생해 안타깝게 생각한다. 고인의 명복을 빌고 유족에게 조의를 표한다”고 전했다.

성 전 회장은 영장실질심사를 하루 앞둔 8일 서울 중구 전국은행연합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억울하다고 호소했다. 영장실질심사를 앞두고 당사자가 직접 기자회견을 연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성 전 회장은 “(나는) 엠비(MB) 정부의 피해자”라며 “(박근혜) 대통령 당선을 도왔는데 내가 (전 정부 수사의) 표적이 됐다”고 주장했다. 또 그는 “사리사욕을 챙기고 싶었다면 얼마든지 할 수 있었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며 혐의를 대부분 부인했다.

충남 서산 출신인 성 전 회장은 초등학교 중퇴 학력으로 맨몸으로 사업을 시작해 도급 순위 26위의 경남기업 경영자가 된 입지전적 인물이다. 2000년대 들어 정치에 발을 들였고, 2012년 선진통일당(옛 자유선진당) 소속으로 제19대 국회의원에 당선된 뒤 새누리당으로 당적을 옮겼다. 지난해 6월 공직선거법 위반죄가 확정돼 의원직을 잃었다. 최근 경남기업의 부실로 경영에서 손을 뗐고, 법원은 8일 이 업체의 기업회생절차 개시를 결정했다.

주요 피의자의 사망으로 자원외교 등에 대해 전방위적인 수사를 벌여온 검찰은 암초를 만난 셈이 됐다. 검찰은 경남기업에서 이뤄진 각종 비리 의혹의 최종 책임자가 성 전 회장이라고 보고 수사를 진행해왔다. 또 이번주부터 한국광물자원공사가 마다가스카르 암바토비 니켈광산 개발 과정에서 투자금 171억원을 대납하는 등 경남기업에 특혜를 준 의혹을 본격적으로 수사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성 전 회장이 숨지면서 경남기업을 고리로 자원개발 공기업으로 수사를 확대하려는 계획에 차질이 빚어지게 됐다.

정환봉 박태우 기자 bong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