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세월호 참사 1주년 범국민대회 등 추모 행사가 곳곳에서 열린 가운데, 경찰이 트럭과 버스 등을 이용해 서울 광화문 일대에 차벽을 설치했다. 세월호 범국민대책위 제공
3만여명 서울광장에 모여 범국민대회 개최 도중
광화문 앞 농성중이던 유족 15명 등 20여명 연행
시민들, 대회 중단하고 광화문 향해…경찰 물대포 발사
수원월드컵경기장선 경기 앞서 추모행사…남경필 지사 참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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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1주기 첫 주말을 맞은 18일 서울광장에서 유가족을 포함한 시민 3만여명이 희생자와 실종자 304명에 대한 추모 행사를 이어가고 있다. 이 과정에서 경찰은 오후 6시 현재 세월호 유가족 15명을 포함해 20여명을 연행했다. 경찰은 시민들과 대치하며 최루액과 물대포를 발포했다.
이날 세월호 유가족과 시민들은 세월호 참사 1주기 범국민대회와 청와대 인간띠 잇기를 행사 등을 잇따라 열었다. 하지만 오후 3시 예정된 본격적인 시민 추모 행사를 앞두고 세월호 유가족들이 대거 경찰에 연행되는 일이 벌어졌다. 오후 1시40분께 경찰이 광화문 일대에 차벽을 설치하자, 광화문 앞에서 연좌 농성을 벌이던 유가족 80명과 시민 10여명이 이를 막으러 나섰다. 유가족 등 시민 100여명은 경찰 버스 위에 올라 “세월호 특별법을 무참히 짓밟는 위법 시행령 원천 무효! 정부 시행령을 폐기하라”, “세월호에 있는 9명의 실종자를 꺼내주세요” 등의 플래카드와 실종자 9명의 얼굴이 담긴 손팻말을 들고 강력히 항의했다.
경찰은 곧바로 ‘유민 아빠’ 김영오씨 등 유가족을 포함한 16명을 연행해 금천경찰서와 노원경찰서 등으로 분산 이송했다. 이 과정에서 유가족 한 명이 부상을 당해 오후 3시께 병원으로 이송됐고, 시위 진압에 나선 의경 1명도 부상당해 현장에서 응급조처를 받은 뒤 강북삼성병원으로 옮겨진 것으로 알려졌다.
오후 3시40분께부터는 시민 3만여명(경찰 추산 8000명)이 모여 ‘세월호 참사 범국민대회’를 시작했다. 이 자리에서 세월호 실종자인 단원고 허다윤 학생의 아버지 허흥환씨는 “세월호 안에 9명의 실종자가 있다. 그들을 가족 품으로 돌려달라”고 호소했다. 또 희생자 박혜선 학생의 어머니 임선미씨는 “유가족을 왜 연행해갔냐? 내 새끼가 죽었는데, 내 새끼 얼굴도 못보고 보냈는데 우리가 무슨 죄를 지었냐?”며 울음을 터트렸다.
광화문 앞에서 농성 중인 유가족들이 연행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오후 4시30분쯤 범국민대회가 중단됐다. 시민들은 광화문 쪽으로 가기 위해 이동하다 차벽에 가로막히자 경찰과 대치했으며, 일부는 청계광장 방향 등으로 우회해 광화문으로 향했다. 경찰은 5시20분께 종로경찰서 앞에서 캡사이신 최루액을 발포했고, 6시34분께 세종문화회관 인근에서 최루액과 함께 물대포까지 쏘았다. 현재 광화문 북측광장에 6000여명, 세종대왕상 앞과 뒷편에 각각 2700여명, 500명이 운집해있다. 광화문 앞 유가족 농성장이에는 100여명이 모여있다. 경찰은 이날 서울광장과 광화문 등에 차벽 트럭 18대, 경찰 172개 부대, 1만3700여명을 배치했다.
앞서 오전 11시께부터 포털사이트 ‘다음’ 카페 ‘엄마의 노란손수건’ 등 세월호 진실 규명에 뜻을 같이 하는 21개 단체 모임인 ‘대한민국 엄마들’이 서울역 광장에서 진실규명 촉구 대회를 열었다. 500여명의 학부모와 아이들이 참가한 이 대회에서 이들은 “세상 모든 아이들을 위해 행동하는 엄마들입니다”라고 적힌 손팻말과 꽃 등을 들고 서울광장까지 행진했다.
오후 1시께 광화문광장에서는 ‘청소년공동체 희망’이 ‘세월호 1주기 416인 청소년 선언 기자회견’을 열고 세월호 인양을 상징하는 퍼포먼스를 진행했고, 민주주의서울행동은 오후 2시께 세월호 진상규명 등을 촉구하며 명동성당을 출발해 서울광장 인근 국가인권위원회까지 행진을 벌였다.
한편 이날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 수원과 서울의 경기에 앞서 선수단과 관중들이 추모 행사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남경필 경기도지사도 함께했다. 또 두 팀 서포터스들은 304명의 세월호 희생자와 실종자를 추모하는 뜻에서 경기 시작 뒤 304초간 일체의 응원을 펼치지 않고, 음향 시설도 사용하지 않았다.
허승,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사진 세월호 범국민대책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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