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운데)가 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머리발언을 한 뒤 마이크를 원유철 원내대표에게 넘기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새누리 포털 길들이기’ 자료 만든 최형우 교수, 한겨레와 통화
“의도적이지 않았어도 여당에 부정적 기사가 많은 것은 분명”
“뉴스 유통하는 포털, 큰 권한 갖게 돼…사회적 책임 부여 필요”
“의도적이지 않았어도 여당에 부정적 기사가 많은 것은 분명”
“뉴스 유통하는 포털, 큰 권한 갖게 돼…사회적 책임 부여 필요”
최근 새누리당이 ‘포털 공정성’ 시비의 근거로 삼고 있는 ‘포털 모바일 뉴스 메인 화면 빅데이터 분석 보고서’(보고서)를 작성한 최형우 서강대 교수(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는 15일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애초 새누리당 여의도연구원에서 연구 조사를 의뢰할 때 ‘정부·여당 대 야당’ 프레임으로 분석해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포털 뉴스에서 ‘범여권’과 ‘범야권’에 대해 비판의 양이 어떻게 다른지 살펴봐달라고 의뢰를 받았는데, 여기서 ‘범여권’은 여당뿐 아니라 청와대, 정부 등이 모두 포함된 개념이었다는 것이다. 보고서가 공개된 뒤 여러가지 비판이 제기됐는데, 그중 하나는 “정부에 대한 비판까지 여당과 함께 묶어 야당과 비교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것이었다.
최 교수는 “이번 연구는 객관적인 현상만을 드러낸 것으로, 이에 대한 풀이는 주체마다 다를 수 있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입장에서는 애초 설정한 프레임대로 정부와 여당을 묶어서 “야당보다 비판 기사가 많다”고 주장할 수도 있고, 다른 쪽에서는 “정부 감시와 견제는 언론 본연의 기능이기 때문에 당연히 비판 기사가 많을 수밖에 없다”고 주장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는 “연구를 의뢰받은 입장에서 (나는) 연구 결과에 대해 풀이를 할 수 있는 입장에 있지 않으며, 그저 객관적인 분석만 내놨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최 교수는 “객관적으로 볼 때 포털 뉴스에 ‘비의도적인 양적 경향성’이 드러난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의뢰받은 대로 설정한 ‘범여권 대 범야권’ 프레임을 적용해도 그렇고, 단지 여당과 야당만을 비교하더라도 여당에 부정적인 기사가 야당에 부정적인 기사보다 20%가량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는 것이다. 부정적 기사의 여·야 경향성을 나누기에는 “표본이 너무 작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정치 기사에만 국한하면 그렇게 적은 것은 아니다”고 반박했다. 보고서에서 분석한 전체 5만여건의 기사 가운데 4398건이 ‘정치’ 영역으로 분류됐으며, 이 가운데 ‘부정’ 표현으로 분류된 기사는 1137건이다.
또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관련 기사보다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관련 기사가 더 많다’는 보고서 내용에 대해 포털에서 “언론사의 송고 기사량 자체에서 차이가 난다”고 해명했는데, 이에 대해서는 “같은 기간 동안 <연합뉴스>의 송고 기사를 따져보니 김 대표 관련 기사가 55%, 문 대표 관련 기사가 45% 정도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포털 뉴스에서 연합뉴스가 차지하는 비중이 30% 정도 되는 점을 감안하면, 출고량 자체의 차이는 아니라고 반박한 것이다.
최 교수는 “과거와 달리 뉴스 유통사업자들이 큰 권한을 갖게 됐는데, 이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부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내 연구가 이런 논의의 시작점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연구와 관계없는 개인적인 판단으로 볼 때, ‘정치적 편향성’이 포털의 문제점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포털 뉴스의 편집에서 드러난 양적 경향성이 의도적인 것은 아니라고 본다. 포털이 뉴스 서비스 말고 다른 콘텐츠 사업들도 많이 하는데, 여기에는 뉴스와 달리 객관적인 검증 장치가 있는지 의문”이라고 대답했다.
최 교수는 오는 16일 새누리당이 여는 포털 관련 토론회에도 참석할 예정이다. 그는 보고서가 나온 뒤 언론 등에서 제기된 비판과 오해에 대해 “충분히 설명을 하겠다”고 밝혔다. 또 “이번 연구에서 아쉬움이 있다면, 전체 포털 뉴스의 총량과 분석 대상으로 삼은 모바일 노출 기사의 상관관계를 제대로 따지지 못한 점과 뉴스의 제목만을 분석했을 뿐 내용까지 분석하지 못한 점”이라고 덧붙였다.
최원형 기자 circ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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