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범죄 신고하러 온 미성년자를 추행

사람 없는 일요일에 오라고 한뒤
“수사상 필요” 하체 촬영하고 만져

경찰이 성범죄 피해를 신고하러 경찰서에 온 미성년자를 성추행해 물의를 빚고 있다.

서울지방경찰청 성폭력특별수사대는 지난 10월25일 서울 종암경찰서 소속 정아무개(37) 경사가 성범죄 피해자 ㄱ(18)양을 조사하던 중 휴대전화 카메라로 신체 특정부위를 촬영하고 만지는 등 성추행한 혐의(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등)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16일 밝혔다.

경찰의 설명을 종합하면, 정 경사는 지난달 22일 “내가 나온 음란 동영상이 인터넷에 퍼지는 것을 막고 영상 유포자를 처벌해 달라”며 신고를 하러 온 ㄱ양에게 “민감한 내용을 조사해야 하니 사람이 없는 일요일에 다시 오라”고 제의했다.

그는 사흘 뒤인 25일 혼자 있는 사무실에서 ㄱ양에게 “수사상 필요하다”며 신체 하의 특정 부위를 촬영하고 만졌다. 당시 사무실에는 폐회로티브이(CCTV)가 있었지만 정 경사는 ㄱ양을 폐회로티브이의 사각지대로 데려갔던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해 정 경사에 대해 구속영장 신청을 신청하고 별도로 징계위원회를 열어 중징계를 내리는 한편, 지휘감독자에 대해서도 관리감독 태만 여부를 따져 상응한 조처를 하겠다”고 밝혔다.

박수지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