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철 교수. 사진 순천대 제공
박종철 교수, 한약재 542종 집대성 ‘약초한약대백과’ 출간
순천대 한약자원개발학과 박종철(60) 교수는 최근 방대한 한약·생약 정보들을 집대성한 <약초 한약 대백과>를 펴냈다. 책에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공정서인 ‘대한민국약전’과 ‘대한민국 약전 외 한약(생약) 규격집’에 실린 한약재 542종의 특징과 약효 등이 자세하게 담겼다. 전공자들은 물론 한약재에 관심 있는 일반인들 사이에서 ‘역작’으로 호평을 받고 있다.
1987년 부산대에서 약학박사 학위를 받고 28년 동안 순천대에서 약용식물을 연구해온 그는 분량 1200쪽, 무게 2.4㎏ 짜리 백과사전을 쓰는 데 5년을 꼬박 바쳤다. ‘가자’에서 ‘희렴’까지 542종의 한약을 가나다순으로 빠짐없이 수록했다. 종마다 전체 식물 사진과 약용부위 사진 4~5장을 곁들여 3000여장을 담았다. 또 한 종마다 두 쪽에 걸쳐 각종 이름(한자명·라틴명·이명·식물명·학명)을 갖춰 적고, 기원과 약성, 한방 작용 부위 등을 낱낱이 소개했다. 약용 해설, <동의보감>에 들어있는 효능, 약용법 등도 알기 쉽게 풀었다. 약재 가운데 ‘동의보감’에 나온 종은 그 효능을 번역해 실었고, <방약합편>에 실린 것은 그 소재를 밝혀 활용도를 높였다.
박 교수는 니콘 사진기를 메고 지난 10년 동안 중국을 50여 차례 방문했고, 프랑스 파리의 약용식물원과 인도네시아의 원시림 등지를 찾아가는 등 열심히 발품을 팔았다. 이런 노고를 통해 키르기즈스탄의 야생 마황, 오만의 유향나무, 인도네시아의 용뇌향나무, 베트남의 침향나무 등을 사진에 담을 수 있었다. 이후 5년 동안 밤낮 없이 원고 집필에 매달렸고, 수만장의 사진 가운데 수록 사진을 고르느라 눈까지 나빠졌다. 워낙 방대한 원고여서 교정 작업에만 4개월이 걸렸다.
그는 “연구와 강의를 하면서 여러 책에 부분 부분 나와 있는 정보를 찾는 데 시간이 많이 걸렸다. 그래서 정확한 정보를 하나로 모으는 작업에 매달렸다. 전공자들이 책을 보고 격려를 보내줘 고생한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여태껏 <요리와 약으로 쓰는 향신료 백과>를 비롯해 <중국 약용식물과 한약><약이 되는 열대과일><한방약초 약차><한방건강기능식품학><기능성식품의 천연물과학>등 저서 10여권을 내는 등 정력적인 저술 활동을 해왔다. 내년에 <재해석 동의보감>, 2017년에 <열대 약용 식물도감>을 내기 위해 이미 집핍을 시작했다.
순천/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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