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18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판교역 광장에서 대한상공회의소 등 경제관련 단체들이 주도하는 ‘경제활성화 입법촉구 1000만 서명운동’ 현장을 찾아 명부에 서명하고 있다. 대통령이 입법 관련 서명운동에 참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정용 선임기자 lee312@hani.co.kr
트위터 통해 “세월호 유가족에 적대감 보이던 분이, 재벌들 심정에는 공감”
“억울한 사람들의 숱한 서명운동에 단 한 번도 동참한 적 없었던 분이… ”
“억울한 사람들의 숱한 서명운동에 단 한 번도 동참한 적 없었던 분이… ”
역사학자 전우용 교수가 대한상공회의소 등 경제 관련 단체들이 주도하는 ‘경제활성화 입법촉구 1천만 서명운동’에 직접 참여한 박근혜 대통령에게 “재벌 옆에서만 ‘국민의 한 사람’이 된다”고 쓴소리를 했다.
전우용 한양대 동아시아문제연구소 교수는 18일 자신의 트위터(@histopian)를 통해 박 대통령을 두고 “세월호 유가족이나 해고자 가족,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심정에는 공감은커녕 적대감을 보이던 분이, 재벌들의 심정에는 공감한다”며 “그의 ‘공감’이 있는 곳에, 그의 ‘정체’가 있다”고 지적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의 신분당선 판교역 광장에서 ‘경제활성화 입법촉구 1천만 서명운동’에 참여해 직접 서명을 한 뒤 “얼마나 답답하시면 서명운동까지 벌이시겠습니까”라며 “저도 노동개혁법과 경제활성화법을 통과시켜 달라고 했는데도 안 돼서 너무 애가 탔는데, 당사자인 여러분들은 심정이 어떠실지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전 교수는 “억울한 일을 당한 사람들의 숱한 서명운동이 있었지만, 대통령은 단 한 번도 동참한 적 없다. 그런데 재벌이 주도하는 서명운동에는 동참한다”며 “재벌들 옆에서만 ‘국민의 한 사람’이 되는 대통령이, 대다수 국민을 ‘종’ 취급하는 건 당연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19일에도 트위터를 통해 “1951년 1월에는 땃벌떼, 백골단 등의 깡패조직이 국회가 ‘민의’를 무시한다며 거리로 나섰다. 2016년 1월에는 대한상의 등 경제단체와 대통령이 국회가 ‘민의’를 무시한다며 거리로 나섰다”며 “개인이든 집단이든 ‘본질’은 이름에 있지 않다”고 했다.
‘경제활성화 입법촉구 1천만 서명운동’은 대한상의와 전국경제인연합회·중소기업중앙회 등 38개 경제단체가 참여하고 있다. 이들이 처리를 요구하고 있는 노동시장 개편 법안은 ‘쉬운 해고’ 등 노동자들의 고용 안 우려가 제기되고 있고,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등 이른바 ‘경제활성화법’ 역시 질 낮은 일자리를 양산할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황교안 국무총리도 19일 이 서명운동에 온라인으로 참여할 예정이다.
이재훈 기자 nang@hani.co.kr
청와대 트위터 공식 계정에 올라온 박근혜 대통령의 서명
전우용 교수 트위터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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