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재난본부 등이 서울 영동대교 인근에서 26일 오후 외국인 관광객 등 11명을 태우고 운항하다 침수돼 가라앉고 있는 이랜드크루즈사의 125t급 유람선의 예인을 시도하고 있다. 연합뉴스
스크루 고무패킹 빠져 ‘아찔’
외국인 승객 등 11명 전원구조
외국인 승객 등 11명 전원구조
결빙된 한강에서 운항하던 유람선이 26일 얼음(유빙)과 부딪치면서 스크루가 고장나 선체 절반이 침수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유빙이 떠다니는 물 위를 운항할 경우, 이런 사고 발생 가능성이 있지만 기상 상태와 관련된 유람선 운항 규정이 없어 자칫하면 큰 사고로 이어질 뻔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 광진소방서는 이날 오후 2시27분께 이랜드크루즈사 소속 125톤급 승무원들로부터 선박 기관실에서 물이 새고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해, 탑승객 6명(미국인 3명, 타이인 2명, 한국인 통역 1명)과 승무원 5명 등 11명을 12분 만에 구조했다고 밝혔다. 서울소방재난본부는 이날 사고가 배의 추진기 역할을 하는 바람개비 모양 스크루의 고무패킹이 얼음에 걸려 빠지면서 배 안으로 물이 스며들어 발전기가 고장나 스크루가 멈춘 것으로 보고 자세한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이날 사고는 날이 풀리면서 얼어붙었던 한강이 녹아 얼음덩이가 떠다니는데도 유람선 운항 허가를 해줬기 때문에 벌어진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유람선 운항 규정 등을 담고 있는 현행 ‘유선 및 도선사업법’에는 기상 상태와 관련한 규정이 담겨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한강사업본부 관계자는 “기상특보와 관련된 정확한 기준이 없어, 세부 기준을 관계 부처인 국민안전처와 논의하던 중에 이런 일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랜드크루즈 관계자도 “이번에 워낙 얼음이 두껍게 얼긴 했지만 한강 뱃길이 열려 있어 유람선 운행하는 데는 문제가 없었다”고 말했다.
한편, 모든 유람선은 전문기관(선박안전기술공단)에 1년에 한번씩 점검을 받아야 운항을 할 수 있게 돼 있으며, 침수된 유람선은 다음달 점검을 받도록 예정돼 있었다고 한강사업본부 쪽은 전했다.
박수지 허승 기자 suj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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