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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단독] 동네 병·의원 환자 5명중 1명 “자살 고민했다”

등록 2016-03-09 01:05수정 2016-03-09 09:20

최근 2주내 “죽는 게 낫다” 등 생각
여성이 20~36%로 남성의 2배 달해
“자살위험군, 동네병원 실태조사를”
동네 병·의원에서 진료를 받은 환자 가운데 17~19%가량이 최근 2주 이내에 자살을 여러 차례 고민한 적이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정부가 동네 병·의원을 찾는 자살 위험군에 대한 실태 파악과 대응방안 마련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8일 중앙대 의대 이원영 교수(예방의학과)팀이 발표한 ‘자살 예방정책의 효과성을 극대화하는 데 있어 지역 일차의료기관의 잠재가능성 탐색 연구’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10~11월 A시(대도시)의 a구와 B시(농촌지역 소도시)의 정신과를 제외한 병원과 의원, 보건소 등에서 진료를 받은 환자 849명과 506명을 대상으로 자살 의도 유병률을 조사했더니 각각 17.4%와 19.6%로 높게 나타났다.

이번에 조사한 유병률은 최근 2주 이내에 최소 2~3일 이상 ‘차라리 죽는 것이 더 낫겠다’ ‘자해하겠다’ 등의 생각을 한 적이 있는지를 물어서 자살 의도를 파악한 것이다. 일반인을 대상으로 1개월 이내 자살 생각을 했는지를 조사한 유병률은 2.6%(2011년 정신질환실태역학조사) 정도다.

성별로는, 남성 환자 중에 자살을 고민한 이들은 16.1%(a구)와 17.8%(B시)인 데 견줘, 여성 환자 중에서는 각각 36.4%와 20.6%나 됐다. 또 a구의 경우, 70대 이상의 자살 의도 유병률이 23.6%로 가장 높았고 50대와 60대가 각각 15.0%, 40대가 11.3%였다. B시에서도 대체로 연령이 높을수록 자살을 많이 떠올렸다.

이런 자살 의도군(또는 자살 위험군) 중 경증 이상의 우울증을 겪고 있는 이들은 7.4%(a구)와 10.3%(B시), 중증 우울증을 동반한 비율은 각각 1.8%씩이었다. 자살 의도군 가운데 심한 우울증까지 겪고 있다면 자살 고위험군으로 볼 수 있다.

보고서는 통계청 사망원인 통계와 국민건강보험 자료를 바탕으로, 2013년 전체 자살자 1만4079명 중 1만2410명(88.1%)이 사망 1년 전까지 의료기관을 다녔으며, 이 가운데 정신과를 한 번이라도 간 이들은 4125명(29.5%)에 불과하다는 분석 결과도 제시했다. 특히 사망 1년 전 의료이용자의 87.3%가 1차 의료기관에서 진료를 받았다. 사망 1주일 전으로 좁혀서 보면, 의료기관을 다닌 6057명 중 1204명(19.9%)만이 정신과를 다녔다.

이번 보고서는 동네 병·의원의 환자 중 자살 위험군(또는 고위험군)이 상당수 포함돼 있을 것이라는 점을 보여준다. 이원영 교수는 “정부가 지난달 정신건강대책을 발표하면서 동네 의원에서도 우울증 검사를 병행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지만 당장 자살 생각을 하고 있는 고위험군을 관리하는 데 자살 예방정책의 무게를 둬야 한다”며 “전국적으로 동네 병·의원에 다니는 자살 고위험군에 대한 유병률 조사가 이루어져야 하며, 동네 병·의원과 보건소, 지역사회복지기관 등이 고위험군에 개입하는 데 적극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황보연 기자 whyn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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