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연금 도입 이후 여성 노인과 남성 노인 간 소득 격차가 10%포인트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또 기초연금으로 인한 빈곤 감소율도 여성 노인이 남성 노인에 비해 7.8%포인트 더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기초연금이 남녀 간 노후소득 불평등을 완화하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15일 한림대 사회복지학과 석재은 교수팀이 <페미니즘 연구 제15권 2호(2015)>에 낸 ‘기초연금 도입의 정책효과와 젠더 불평등 개선’ 보고서를 보면, 기초연금 도입 이전의 여성 노인 소득(개인 총소득 기준)은 월 42만1000원으로 남성 노인 소득(105만8천원)의 39.8%에 불과했지만 기초연금 도입 이후에는 60만7천원으로 남성 노인 소득(122만9000원)의 49.4% 수준으로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노후소득의 남녀 간 격차가 9.6%포인트 줄어들었다. 이번 보고서는 복지패널 9차(2014년) 자료를 바탕으로 한 시뮬레이션 분석을 거쳐 작성됐다.
기초연금 도입으로 인한 빈곤율 감소 효과도 여성 노인에게서 더 두드러졌다. 여성 노인가구의 빈곤율은 기초연금 수급으로 종전보다 14.0%포인트가 낮아지는 데 비해, 남성 노인가구의 빈곤율은 6.2%포인트 감소하는 데 그친다. 또 소득 불평등도를 보여주는 지니계수도 기초연금 도입 이후 여성 노인가구는 0.051, 남성 노인가구는 0.011 낮아져, 감소 효과가 여성에게서 더 크게 나타났다.
이런 결과는 여성이 남성에 견줘 소득수준이 낮은 데다, 국민연금 등 공적연금 사각지대에 있는 비율도 높기 때문이다. 전체 여성 노인 대비 여성의 공적연금 수급율은 24.3%인데 비해, 남성 노인의 수급율은 58.7%에 이른다.
하지만 여성 노인가구의 빈곤율은 기초연금과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까지 모두 적용하더라도 25.3%(총소득 기준)로, 남성의 13.1%에 견줘 두배 가까이 높다. 석 교수는 “남성 노인과 여성 노인 간 소득격차가 너무 커서 기초연금 급여 수준으로는 젠더 격차를 줄이는 데 근본적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 노후 소득의 불평등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기초연금뿐 아니라 국민연금 수급의 격차를 줄이는 획기적 정책 조처가 병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황보연 기자 whynot@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