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세월호 참사 2주기를 앞두고 이화여대 학생들이 교내 나무에 노란 리본을 매달아 ‘세월호 추모 나무’ 팻말을 걸어 두었다. 박수진 기자 jjinpd@hani.co.kr
“저는 4월16일을 기억하지 못합니다. 당시 저에게 세월호 참사는 단순한 교통사고랑 다르지 않았습니다.”
2014년 4월 대학 새내기였던 김산(21·중앙대 심리학과)씨에게 세월호 참사는 단순히 사상자가 많았던 ‘사고’에 불과했다. 정부도, 언론도 ‘누가 무엇을 잘못한 건지’ 정확히 가려주지 않았고, 김씨는 대학에 적응하느라 다른 것에 신경쓸 겨를도 없었다. 그랬던 김씨가 세월호 참사 2주기를 앞두고 지난 2일 중앙대 법학관 로비에 “진상규명은 분리된 개개인의 행동만으론 불가능합니다. 같이 연대해주세요”라는 내용이 담긴 노란색 대자보를 붙였다. “지난해 이맘때 쯤 세월호 관련 다큐멘터리를 보고, 이후 유가족도 만나면서 ‘진상규명’의 중요성을 실감하게 됐기 때문”이라고 김씨가 말했다.
세월호 참사 2주기(4월16일)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대학 캠퍼스 안에서 ‘참사를 잊지 말자’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학생들은 캠퍼스 안에 참사 희생자들을 위로하기 위한 분향소를 차리는 한편, 유가족 간담회 등을 개최하며 세월호 참사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을 촉구하고 있다.
이화여대(사진)에선 이미 지난 3월부터 매주 화요일마다 모여서 세월호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노란리본을 만드는 ‘세월호를 기억하는 이화인 노란리본 모임’이 결성되기도 했다. 이들은 16일로 예정된 2주기 추모집회에도 함께 참석할 계획이다. 이 학교 학생문화관 1층 휴게실 벽면엔 노란리본 ‘인증샷’도 걸려 있다.
성공회대에선 ‘세월호를 기억하는 성공회대 네트워크’가 지난달 31일 유가족 간담회를 개최하는 한편, 세월호 참사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을 모으기 위해 손팻말을 들고 3차례 플래시몹 행사도 개최했다. 건국대에선 지난달 25일 세월호 참사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나쁜나라>를 상영한 데 이어, 학생들이 세월호 참사에 대해서 하고 싶은 말을 적어 현수막으로 만들어 교내에 걸어 두는 ‘기억의 메시지 대회’도 열고 있다. 16일이 지나면 현수막은 안산 ‘기억의 저장소’로 보낼 계획이다. 서울대는 11일부터 학내에 분향소를 마련하고, 세월호 관련 영화를 상영할 계획이다.
박수지 박수진 고한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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