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남은 유일한 한국 국적의 위안부 피해자인 하상숙 할머니가 10일 오후 골절로 인한 폐염증 치료를 위해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사진은 비행기 안에서 의료진이 구급차로 할머니를 옮기기 위해 준비하고 있는 모습. 인천공항/공동취재사진
중국에 있던 유일한 한국 국적 피해자
중국에 남은 유일한 한국 국적의 위안부 피해자인 하상숙(88) 할머니가 고국에서 생의 마지막을 보내기 위해 10일 한국 땅을 밟았다.
하 할머니는 이날 병상에 누운 채로 귀향길에 올랐다. 그는 지난 2월15일 계단에서 넘어지면서 갈비뼈가 폐를 찌르는 중상을 입고, 중국 우한의 동지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왔다. 한때 폐 염증으로 생명이 위독한 상태였으나 최근 의식을 회복하고 병세가 다소 호전됐다. 이번 귀향길에 동행한 셋째딸 류완전씨와 손녀 쉬팅팅씨는 “생의 마지막은 고국 땅에서 지내고 싶다”는 하 할머니의 평소 소망에 따라 한국에서의 치료를 요청해왔다. 이에 지난 3일 국내 의료진이 현지로 건너가 국내 이송이 가능한지를 확인했고, 여성가족부 등 우리 정부가 하 할머니의 귀향을 도왔다.
하 할머니의 고향은 충남 서산이다. 그는 열일곱의 나이에 돈을 벌게 해준다는 말에 속아 중국에 위안부로 끌려갔다. 광복 이후에도 고국에 돌아오지 못하고 방직공장에서 일하면서 생계를 유지해왔다. 중국인 남편과 사별한 뒤 막내딸과 함께 살아온 할머니는 중국 귀화를 거부해오다 1999년 한국 국적을 회복했다. 하 할머니는 이날 인천공항에 도착한 뒤 중앙대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황보연 기자 whyn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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