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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게임하고 잠만 자던 자퇴 청소년 “내 길 찾았죠”

등록 2016-05-22 19:51수정 2016-05-22 21:03

박무성군. 사진 여성가족부 제공
박무성군. 사진 여성가족부 제공
학교밖 청소년 지원센터 1년

여가부, 전국 202곳 지원센터 운영
상담과 교육·자립 돕는 서비스
학교 바깥 청소년 39만명 달하지만
4만6천여명만 연계…“확대방안 절실”
#1 경기도 이천시에 사는 김영철(가명·18)군은 고등학교 1학년 때 학교를 그만뒀다. 지난 19일 서울 영등포구 학교밖 청소년 지원센터에서 만난 김군은 “비평준화 지역이라 성적순으로 고등학교 진학을 하게 되면서 특성화고 기계과에 입학했는데 적성에 맞지 않아 힘들었다. 쇠를 깎는 일을 반복적으로 시키는데 도무지 학업에 흥미를 가질 수가 없더라”고 말했다. 슬슬 불안감이 밀려온 건 자퇴하고 석달 정도 지난 뒤였다. 집에서 먹고 자고 게임만 하는 생활이 반복된 탓이다. 이후 “돈이라도 벌어야겠다”고 마음먹고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해봤지만, 미래에 대한 불안감은 오히려 더 커졌다.

#2. 부모의 이혼 이후 학교에 흥미를 잃은 박무성(19)군도 고등학교 1학년 때 학교를 떠났다. 그는 “에라 모르겠다는 심정으로 돈이나 벌자고 마음을 먹었는데,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월급을 300만원이나 떼였다. 학교를 안 다닌다는 이유로 사장님이 일은 더 많이 시키는데 월급은 그만큼 안 주더라. 가끔 교복을 입고 축구하는 애들을 보면 학교가 그립다”고 말했다.

해마다 학생 5만~7만명이 학교를 떠나고 있다. 2014년 기준, 만 7~18살 학령인구 667만7919명 중 학교 울타리 바깥의 청소년은 39만2231명(국외 출국자 제외)에 이른다. 학교를 그만둔 청소년 둘 중 한 명은 고등학교 때 학교를 그만뒀다.(여성가족부 지난해 4691명 표본조사 결과) 특히 32.6%가 고등학교 1학년 때 학교를 떠난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를 떠난 김군의 생활에 변화가 온 건 어머니의 권유로 지난해 ‘이천시 학교밖 청소년 지원센터’를 찾으면서부터다. 지난해 5월 ‘학교밖 청소년 지원에 관한 법률’ 시행을 계기로, 전국 202곳에서 운영중인 지원센터는 학교밖 청소년에 대한 상담 및 교육지원, 자립지원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검정고시와 대학 진학 준비를 도와주는 한편 직업훈련 혹은 인턴십 프로그램과 연결해주는 식이다. 김군은 “이곳에서 청강문화산업대 모바일스쿨과 함께 ‘이천시 청소년 락지도’ 애플리케이션을 만드는 일에 참여하면서 새롭게 적성을 찾았다”고 말했다. 청소년들이 가보고 체험할 만한 장소를 알려주는 앱이었다. 결국 김군은 올해 같은 대학 스마트미디어학과에 입학했다. 박군 역시 이천시 지원센터를 통해 진로상담을 받아 뮤지컬 배우의 꿈을 키워가고 있다. 보컬 학원 수강비도 석달간 지원받았다. 그는 “혼자서 대학 진학을 준비하려고 보니 막막해서 지원할 생각을 접었는데 이곳에서 마음을 돌리게 됐다”고 말했다.

김숙자 여성가족부 학교밖청소년지원과장은 “학교를 떠나 있는 39만명 중 지원센터로 연계된 청소년은 올해 3월 기준 4만6852명에 불과하다. 정부 차원의 관리와 지원이 뒤늦게 이루어지면서 도움을 줘야 하는 학교 밖 청소년 발굴이 시급한 과제”라고 말했다. 지원센터를 찾은 이들 가운데 4948명은 학교로 돌아가거나 검정고시·대학진학을 했고, 4002명은 취업지원 서비스를 제공받았다. 김 과장은 “청소년기는 학력 취득만으로 보낼 수 없는 시기여서, 교육부와 협의를 통해 다양한 대안교육 기회를 제공할 수 있도록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천시 학교밖 청소년 지원센터의 김영환 소장은 “‘학교밖 청소년=비행 청소년’이라는 사회적 인식을 먼저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황보연 기자 whyn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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