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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그래, 나 페미니스트다. 그래서 어쩔래?”

등록 2016-07-14 16:59수정 2016-07-14 21:25

‘여혐’ 분위기에 움츠러들지 말자
“동등한 양성권리 인정이 진짜 페미니즘”
‘페미니스트 티셔츠’ 만들어 입는 대학원생
‘강남역 여성 살인사건’ 으로 표출된 ‘여성혐오’ 분위기에 주눅들지 말자는 뜻을 모아 함께 만든 ‘페미니즘 티셔츠’를 민수지씨(가운데)를 비롯한 학생들이 지난달 30일 오후 서울 관악구 서울대 교정 잔디밭에서들어보이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강남역 여성 살인사건’ 으로 표출된 ‘여성혐오’ 분위기에 주눅들지 말자는 뜻을 모아 함께 만든 ‘페미니즘 티셔츠’를 민수지씨(가운데)를 비롯한 학생들이 지난달 30일 오후 서울 관악구 서울대 교정 잔디밭에서들어보이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그래, 나 페미니스트다. 어쩔래?’ 도발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어요.”

지난달 30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 캠퍼스에서 만난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휴학생 민수지(25)씨의 말이다. 민씨를 포함한 대학생 7명은 이날 가슴팍에 영문 대문자로 크게 ‘FEMINIST’(페미니스트)라고 쓰인 티셔츠를 입고 나타났다.

민씨 등은 ‘강남역 여성살인사건’ 이후 부쩍 입길에 오르는 ‘페미니즘’이라는 단어에 대한 편견과 오해에 정면으로 맞서고 싶어서, 이 티셔츠를 주문, 제작해 입었다. 자발적 ‘페밍아웃’(페미니스트+커밍아웃) 행위인 셈이다. 티셔츠 입기를 처음 제안한 민씨는 여성운동을 하거나 여성학 수업을 들어본 적도 없다. 강남역 사건은 스스로 ‘여성’이라는 걸 절감하고 각성한 계기가 됐다.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죽을 수 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어요. 이 사건에 대한 여성들의 격렬한 반응을 오히려 ‘남성 혐오’로 몰아가는 분위기도 실망스러웠고요.” 그는 이런 ‘여성 혐오’ 분위기 속에서 여성들이 움츠러들기보다는 오히려 드러내야 한다고 생각에, 티셔츠를 만들어 입기로 했다.

더 많이 살수록 가격이 낮아지니 페이스북과 트위터에 ‘공동구매’(공구)를 제안했다. 친구들은 물론 모르는 사람들도 댓글을 달았다. 가족과 함께 입겠다며 여러 장을 구매한 사람도 있었다. 공구의 힘으로 한 벌당 5760원에 35장의 티셔츠를 구매했다. 공구에 참여한 홍혜영(25·경제학부 석사과정)씨는 “처음엔 티셔츠를 입기 ‘부담스럽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막상 입고 다니니 주변에서 ‘나도 사고 싶다’며 ‘페밍아웃’하는 이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남학생들도 참여했다. 페이스북에 ‘인증샷’을 남겼다는 김철선(23·사회학)씨는 “양성의 권리가 동일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모두가 페미니스트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근 논란이 된 ‘서울대 인문대 카톡방 성폭력’ 사건에 대해서, 민씨는 14일 “실망스럽기도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페미니즘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2차 공구를 하면 티셔츠가 더 잘 팔리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박수지 기자 suj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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