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키즈카페 ‘안전요원 배치’ 법적 규정 없었다

등록 2016-09-05 21:16수정 2016-09-05 22:08

관광진흥법상 ‘기타유원시설’ 등록
출입구 통제 관리자 배치의무 없어
미아예방 방지 책임 오롯이 부모에

실내 키즈카페 우후죽순 느는데
안전 규정이 현실 따라잡지 못해
“대여섯살 된 아이들은 워낙 정신없이 돌아다니기 때문에 한시도 눈을 뗄 수가 없어요. 엄마들이 야외 놀이공원 같은 데가 아니라 답답하고 비싼 실내 키즈카페에 애들을 데리고 가는 건, 아이를 잃어버릴 염려 없이 풀어놓고 놀 수 있기 때문이죠. 대개 안전요원이 출입구를 지키고 서 있는데 어떻게 애가 혼자 밖으로 나가는 걸 못 봤을까요.”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안 키즈카페에서 홀로 나와 실종된 5살 남자아이 ㄱ군이 하루 만에 인근 호수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는 뉴스를 접한 주부 이아무개(42)씨가 “이해할 수 없다”는 듯 이렇게 말했다. 키즈카페 등 어린이 실내 놀이시설이 우후죽순처럼 늘고 있는 가운데, 이들 시설의 안전관리에 대한 법적 규정에는 구멍이 뚫렸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찰 등의 설명을 종합하면, 지난 3일 오후 2시23분께 ㄱ군이 맨발로 혼자 밖으로 뛰어나가는 모습이 키즈카페 내 폐회로티브이(CCTV)에 찍혔다. 당시 ㄱ군을 저지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키즈카페 쪽에선 당시 카페에 아이들이 250여명 정도 있었고 관리하는 인력이 10명 정도였다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ㄱ군이 맨발로 제지받지 않고 나갈 수 있었던 건, 출입구를 지키는 ‘안전관리 직원’이 없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ㄱ군이 싸늘한 주검으로 돌아온 다음날인 5일에도 이 키즈카페는 정상 영업을 하고 있었다. 출입구가 보이는 카운터에 직원 2명이 앉아 있었지만, 사람이 몰리는 주말 때라면 아이가 나가는지 여부를 제대로 확인하기는 어려울 듯 보였다. 유리문엔 ‘미아 방지 출입문을 닫아주세요’라는 안내문과 함께 “스태프는 모든 아이들을 지켜볼 수 없다”는 고지가 붙어 있었다. 아동 관리의 책임을 부모에게 돌리고 있는 것이다.

관광진흥법에 따라 ‘기타유원시설업’으로 등록되는 키즈카페는 이 법과 ‘어린이 놀이시설 안전관리법’에 따라 관리를 받는다. 하지만 이 법은 놀이기구의 안전성 여부에만 초점을 맞추고, 정작 ‘아이들을 지켜보는 눈’이 될 안전요원 배치에 대해선 의무 규정을 두지 않고 있다. 실제로 어린이 놀이시설 안전관리법을 보면, 안전관리자는 2년에 1차례만 안전교육을 받으면 되고 반드시 안전요원을 배치해야 한다는 규정도 없다. 키즈카페들은 이 규정에 따라 2년에 1번 이상 정기 시설검사와 안전교육 등을 받기만 하면 되기 때문에, 관련 규정이 요구하는 시설 안전점검을 모두 이수한 이 카페 쪽에 ㄱ군이 홀로 놀이시설에서 벗어나는 걸 막지 못한 데 대한 책임을 묻긴 어렵다. 2000년대 중반 이후로 어린이 놀이시설인 키즈카페가 급격히 늘고 있지만, 안전규정이 그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키즈카페 정책을 관리하는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는 “관광진흥법으로 키즈카페를 일부 규제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어린이 안전 관점에서 통합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박수지 기자 suji@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