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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박 대통령, 정유라 친구 부모 사업도 직접 챙겨

등록 2016-11-20 17:45수정 2016-11-21 08:55

‘KT인사·현대차 납품 외압’ 직접 지시
검찰, 박 대통령 최순실·안종범 등과 공범으로 피의자 입건
안종범에 ‘KD코퍼레이션 기술 현대차 채택가능성 알아보라’
‘플레이그라운드 유능…총수들에 협조 요청했으니 살피라’ 지시
‘최순실·차은택 측근 KT가 채용하도록 회장에 연락하라’ 지시
박근혜 대통령이 현대자동차그룹에 ‘비선실세’ 최순실씨 지인이 운영하던 케이디(KD)코퍼레이션의 부품을 납품받도록 압력을 행사하고, 최씨의 광고업체를 위해 사기업인 케이티(KT) 채용·보직이동까지 직접 지시한 것으로 검찰 수사 결과 드러났다.

검찰은 20일 박 대통령을 최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과 공범 관계에 있다고 보고 피의자로 입건했다고 밝혔다. 최씨와 안 전 수석의 공소장을 보면, 최씨가 원하는 것은 박 대통령의 지시를 거쳐 안 전 수석의 ‘행동’을 통해 ‘현실화’됐다.

최씨는 2013년 가을부터 딸 정유라씨가 졸업한 초등학교 학부형으로 친분이 있던 이아무개씨가 운영하던 케이디(KD)코퍼레이션으로부터 대기업 납품을 도와달라는 청탁을 받는다. 이 회사 자료를 여러차례 박 대통령에게 전달하기도 한다. 2014년 11월 박 대통령은 안 전 수석에게 ‘케이디코퍼레이션은 흡착제 기술을 갖고 있는 훌륭한 회사인데 외국 기업으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으니 현대차가 그 기술을 채택할 수 있는지 알아보라’고 지시한다. 이에 안 전 수석은 박 대통령과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함께 있는 자리에서 ‘케이디코퍼레이션이 좋은 기술을 갖고 있으니 현대차에서 가능한 채택해 주었으면 한다’고 한다. 안 전 수석은 현대차와 케이디코퍼레이션 납품 계약 진행상황을 점검해, 박 대통령에 ‘특별 지시사항 관련 이행상황 보고’라는 문건을 통해 따로 보고하기도 한다. 2015년 2월 현대차는 제품시험 등 정상적 입찰 절차를 생략한 채 케이디코퍼레이션과 원동기용 흡착제 납품을 수의계약으로 체결하고 10억여원 상당의 제품을 납품받았다. 계약이 성사된 대가로 최씨는 케이디코퍼레이션으로부터 시가 1162만원 상당의 샤넬백과 4천만원의 현금을 챙긴다. 또 올해 5월 박 대통령이 프랑스 순방을 할 당시 이 회사 대표를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할 수 있도록 해줬다.

애초 차은택씨의 광고회사로 알려졌던 플레이그라운드는 최씨가 2015년 10월 설립한 회사였다. 플레이그라운드가 현대차와 케이티로부터 광고를 수주해 14억원의 수익을 올리는 데에도 대통령의 입김이 작용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올해 2월15일 안 전 수석은 박 대통령으로부터 플레이그라운드 자료를 현대차에 전달하라는 지시를 받는다. 박 대통령은 이날부터 2월22일까지 현대차를 포함한 8대 그룹 회장과 단독 면담을 진행했다. 안 전 수석은 대통령과 면담을 마친 현대차 쪽에 플레이그라운드 자료를 전하며 ‘광고를 할 수 있도록 살펴봐달라’고 요구한다. 박 대통령은 현대차 외에 다른 기업에도 플레이그라운드의 광고를 부탁한 것으로 보인다. 8개 그룹 회장들과의 단독 면담이 마무리될 무렵 안 전 수석은 박 대통령으로부터 ‘플레이그라운드는 유능한 회사로 미르재단 일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어 기업 총수들에게 협조를 요청했으니 잘 살펴보라’는 지시를 받기도 한다. 현대차는 올 4~5월 플레이그라운드에 70억여원 상당의 광고 5건을 맡겼다. 현대차 광고 수주로 플레이그라운드가 얻은 수익은 9억원이 넘는다.

안 전 수석의 공소장을 보면, 박 대통령은 최씨·차씨와 가까운 인물들을 케이티(KT)가 채용하도록 압력을 행사하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2015년 1월과 8월 안 전 수석은 대통령으로부터 ‘이동수라는 홍보 전문가가 있으니 케이티에 채용될 수 있도록 케이티 회장에게 연락하고, (최씨 측근의 부인인) 신아무개씨도 이씨와 호흡을 맞출 수 있도록 하면 좋겠다’는 지시를 받는다. 안 전 수석은 이러한 지시를 받은 뒤 황창규 회장에게 연락해 ‘윗선 관심사항인데 이씨를 채용하면 좋겠다. 신씨도 함께 채용해달라’고 요구한다. 실제로 같은해 2월 이씨는 케이티 전무급 자리인 ‘브랜드지원센터장’으로, 신씨는 12월 ‘아이엠시본부 그룹브랜드지원 담당’으로 채용된다.

검찰은 케이티에 대한 대통령의 인사 개입이 채용에만 그치지 않고, 자신이 채용을 압박한 인물들이 플레이그라운드에 광고를 줄 수 있는 자리로 이동시킬 것을 지시한 것으로 보고 있다. 올 2월 박 대통령은 다시 안 전 수석에게 ‘이씨와 신씨 보직을 광고업무를 총괄하거나 담당하는 직책으로 변경해주라’고 지시했고, 이러한 지시는 케이티 쪽에 전달돼 현실화된다. 당시 대통령은 안 전 수석에게 ‘플레이그라운드가 케이티의 광고대행사로 선정될 수 있도록 하라’는 지시를 하기도 한다. 안 전 수석은 황 회장에게 전화를 걸어 ‘VIP 관심사항이다. 플레이그라운드가 정부 일을 많이 하니 케이티 광고대행사로 선정해달라’고 요구했다. 케이티는 플라이그라운드가 광고대행사로 선정될 수 있도록 경쟁입찰 심사기준도 바꿨으며. 이 회사가 낸 포트폴리오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도 묵과한다. 플레이그라운드는 2016년 3월 케이티 광고대행사로 선정돼 68억여원어치의 광고 7건을 수주했다. 이 과정에서 5억1천여만원의 수익을 거뒀다.

박현정 기자 sara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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